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코끝이 찡할 정도로 매서운 바람은 온몸을 얼어붙게 한다. 이런 날은 따뜻한 구들목에서 언 몸을 녹이며 맛있는 음식으로 추위를 이기고 싶다. 대구 남구청 문화홍보과 김봉기 과장은 "겨울에 딱 좋은 음식이 있다"며 남구청 인근 '청송집'을 소개한다. 그곳엔 언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겨울의 진미'가 기다리고 있다.
청송집은 남구청 건너편에 있다. 골목길 안에 있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래서 고객의 대부분이 단골손님이다. 한옥을 깔끔하게 정비해서 식당으로 꾸몄다. 소박한 간판은 친숙한 느낌을 준다. 방안에 앉으면 마치 고향 집에 온 것처럼 편안한 기분이다.
청송집은 한방 오리백숙을 전문으로 한다. 오랫동안 조리해야 하는 음식 특성 때문에 적어도 한두 시간 전에 예약해야 한다. 오늘은 미리 예약했던 터라 곧바로 상차림과 함께 음식이 등장한다. 큼지막한 돌판 냄비에 푹 익힌 오리백숙이 김을 술술 풍기며 등장한다. 좋은 음식은 먼저 눈으로 감상한 후 맛을 봐야 하는 법.
오리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 있는 냄비에서 향긋한 한약 냄새가 솔솔 풍긴다. 김봉기 과장은 "한약재를 풍성하게 넣어 오랫동안 끓인 오리백숙이라 몸에 좋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고, 무엇보다 맛이 좋아서 귀한 손님이 오면 꼭 이 음식을 대접한다"고 추천한다. 청송집 이연지 사장은 "황기, 천궁, 감초 등 한약재와 뽕잎과 부추 등 일곱 가지 재료를 넣어 푹 끓인 한방 오리백숙"이라고 소개한다. 구수한 냄새 때문에 더는 참기 힘이 든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향긋한 한약재 냄새가 입안에 감돌며 기분이 좋아진다.
본격적으로 맛보기에 나선다. 한약재와 어우러진 오리백숙이라 살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다.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려도 살점이 툭툭 떨어진다. 어르신이나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 뽕잎과 부추를 고기에 감싸 함께 맛보면 씹는 감촉이 좋다. 한약재가 우러난 국물은 심심하면서도 감칠맛이 그만이다. 한번 맛보면 좀처럼 숟가락을 멈추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 있다. 기본 반찬은 수수한 편이다. 들깻잎에다 꼬막, 부침개 등 마치 집에서 먹는 반찬과 비슷하다.
손정학 남구청 홍보 담당은 "음식은 무엇보다도 주인의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법"이라며 "오리를 한약재, 뽕잎, 부추 등과 궁합을 맞춰 한방 건강음식으로 승화시켰다"며 평한다. 손병호 문화관광 담당도 "닭백숙을 즐겨 먹다가 이 집의 오리백숙을 한 번 맛본 후에는 오리백숙 마니아가 됐다"며 "뜨끈한 국물과 함께하면 온몸에 땀이 쫙 나는 게 마치 보약 한 첩을 먹은 기분이 든다"고 한다. 김연달 교육지원 담당은 "오리고기가 몸에 좋다는 것은 널리 소문난 사실인데, 청송집 오리백숙은 한약재까지 넣어 담백한 국물맛과 쫄깃한 고기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이칠규 여가체육 담당은 "음식은 눈맛부터 시작하여 입맛, 그리고 온몸으로 느껴야 제대로 된 것"이라며 "한방 오리백숙은 먹을 때마다 '몸에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인 음식"이라고 한다. 이정원 체육시설 담당은 "구수한 국물에다 푹 익힌 오리고기의 부드럽고 쫄깃한 맛은 겨울철 보신 음식으로는 최고"라며 "가족들이 함께 와서 즐기기에도 정말 좋은 음식"이라고 추천한다.
모든 음식은 이연지 사장이 직접 만들어 손님상에 올린다. 이 사장은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재료와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며 "오리 특유의 잡냄새를 없앴고, 몸에도 좋아 사시사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라고 소개한다. 오리백숙을 즐긴 후 마지막으로 죽이 나온다. 오리백숙 국물에다 다양한 야채를 넣고 만들어 담백하고 고소하다. 오리죽 맛이 그리워 찾아오는 단골손님도 있을 정도다. 청송집은 백숙뿐 아니라 점심과 저녁 시간에 일반식사도 할 수 있다. 한방 오리백숙은 4만원(4인용), 한방 토종닭백숙은 3만5천원이다. 정식과 된장찌개, 김치찌개, 청국장 등 일반 식사는 각 6천원, 간고등어정식 8천원, 고추장불고기정식 1만원, 한우불고기정식은 1만2천원이다. 한방 오리백숙은 오랫동안 끓여야 하므로 적어도 1시간 전에 예약해야 한다. 남구 봉덕 3동 596-7. 053)475-3535.
##추천 메뉴-삼겹 보쌈
메뉴판에는 없다. 단골손님들이 주인에게 특별히 주문해야 맛볼 수 있다. 식사 상차림에 몇 점씩 선보이다가 워낙 평이 좋아 정식 메뉴로 등장했다. 처음엔 모두 '다 같은 삼겹살 보쌈인데 뭐 특별한 맛이 있으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점 맛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연지 사장이 특별한 비법(?)으로 금방 삶아 손님상에 올린다. 월계수 잎과 마늘, 생강, 맛소금을 넣고 삶아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노란 배추 고갱이에 삼겹 보쌈을 한 점 올리고 새우젓 양념을 살짝 가미하면 고소한 맛이 오랫동안 입안을 행복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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