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맛자랑] 남편의 술안주 '오징어 장조림'

저는 오히려 교양이 넘치는 편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요즘 툭하면 조간신문과 함께 들어오시는 남편을 고소하려 합니다. 요즘 때가 때인지라 회식이나 각종 모임으로 늦게 들어오는 것은 충분히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밤늦게 술이 한잔 되셔서 친구 분들을 모시고 오는 것은 뭡니까. 앞에서 말했다시피 '저는~교~양 있는 여자'입니다.

'동네 시끄럽다. 애들 내일 학교 가야 된다.' 전날에도 이런 일이 있어 조용히 타일렀건만 사흘이 멀다 하고 이러니 대체 이 명분 없고 효과 없는 이놈의 교양은 누구를 위한 교양이란 말입니까!

저는 이제부터 절대 술안주를 만들지 않겠습니다. 부디 말리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오징어 장조림

재료: 오징어 2마리

조림장: 물 1컵, 청주 5큰술, 진간장 6큰술, 설탕 1큰술, 올리고당 2큰술, 다진 마늘 1작은술, 통깨

※만드는 법

1. 오징어 몸통과 다리의 껍질을 벗겨 준다.

2. 조림장을 조림을 할 냄비나 프라이팬에 넣고 끓여준다.

3. 아이들의 눈까지 사로잡기 위해 칼집을 넣어서 통으로 조림을 해보았다. 오징어 몸통을 가위로 1㎝ 간격으로 3/2 이상 가위로 칼집을 넣어준다.

4. 조림장이 끓으면 손질한 오징어를 풍덩, 다시 부글부글 끓으면 중불에서 색이 배도록 조리면 된다.

5. 소고기, 돼지고기 장조림에 비해 조리시간도 단축되고 식은 뒤 기름기 걱정이 없어서 도시락 반찬으로도 좋다.

6. 큰 쟁반에 담아 통깨를 뿌려낸다.

※ 그런데 저는 오늘 이 야심한 밤에 이것을 또 술안주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오징어를 남편 씹듯이 씹으며, 남편의 친구들에게 억지웃음을 날리며 빠른 손놀림으로 오징어를 조립니다. 갑자기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한명숙(대구 동구 용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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