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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기부문화 중심도시로'] 도시락 온도 36.5℃

매일신문·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기획

수익의 일부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는 도시락 제조 업체 (주)휴먼피에타스 직원들이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수익의 일부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는 도시락 제조 업체 (주)휴먼피에타스 직원들이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도시락으로 나눔과 일자리창출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 서구 비산동에 있는 도시락 제조 업체인 ㈜휴먼피에타스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CRM(공익연계마케팅) 협약을 하고 매달 수익의 일부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9월 설립된 도시락 제조업체로 인건비를 제외한 수익의 약 80%를 대구시내 저소득계층에게 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 도시락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만든 사회적 기업이기 때문이다. 휴먼피에타스는 현재 비산6, 7동, 국우동과 협력해 해당 지역의 홀몸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저소득계층에 점심'저녁 도시락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회사 자체에서도 지역 내 불우이웃을 찾아 도시락을 제공하고 있다.

휴먼피에타스가 대구시내 저소득계층에게 제공하는 도시락은 하루에 70~80개다. 또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CRM 협약으로 휴먼피에타스가 만드는 도시락 용기에는 사랑의 열매 로고가 같이 인쇄돼 이 도시락의 수익금이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됨을 알린다.

휴먼피에타스는 일회용 도시락을 쓰지 않고 반찬은 플라스틱 밀폐용기에, 밥과 국은 보온용기에 담는다. 조리장 내부에는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기세척기도 없이 직원들이 도시락 용기를 씻는다. 휴먼피에타스가 이처럼 일회용 도시락을 쓰지 않고 설거지를 하는 이유는 환경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다. 도시락 생산 및 처리 과정에 '설거지'라는 과정이 하나 더 생기면서 이 과정을 담당하는 일자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다. 그래서 설거지를 할 때도 식기세척기 대신 직원들이 도시락을 하나하나 씻는다.

이 회사의 직원 21명 중 60세 이상 고령자가 5명이 있는데, 대부분 도시락 배달이나 조리업무를 보조하는 일을 한다. 휴먼피에타스 류동우 총괄이사는 "고령의 직원들이 홀몸노인이나 저소득층 가정에 도시락 배달을 가면 대부분 연령대가 비슷한 분들이 많아 서로 말동무가 되기도 하고, 수시로 배달하면서 취약계층 가정이 관리가 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고령의 직원 비율을 점점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원 김일동(62'대구 남구 성당로) 씨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이 나이에도 열심히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의 일이 사회를 더 밝게 하는 데 보탬이 된다'는 자부심이 생겨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했다.

휴먼피에타스의 임원들은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류춘영 대표이사는 사회복지사가 주 직업이고, 임원들 중에는 무역업이나 노무 관련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휴먼피에타스에 투자는 했지만 따로 월급을 받고 있지는 않다. 임원들은 회사 창립 멤버로서 서로 다른 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됐고 더 나은 나눔과 이웃돕기의 방법을 고민하던 중 '마음을 전하기엔 따뜻한 밥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시락 사업'이라는 아이템을 생각하게 됐다.

류동규 총괄이사는 "아직은 회사 규모가 크지 않고 기반도 약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돕고자 만들었기 때문에 직원들 또한 당장은 힘들어도 더 나은 회사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며 "앞으로 나눔을 통해 선망받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매일신문-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동기획

◇CRM=공익연계마케팅(Cause Related Marketing)의 앞글자를 딴 말로, 특정상품의 판매율에 비례한 금액 혹은 전체 매출액 중 일정비율을 사회문제의 개선을 위해 기부하는 방식이다. 특정상품에 대한 이미지를 높이고 소비자는 필요한 물품을 구매하면서 사회변화에 기여한다는 자긍심을 고취하는 목적의 마케팅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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