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뻥 뚫릴 만큼 넓게 펼쳐진 평야 뒤로 비슬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저 멀리 낙동강 지류가 보이고 달성보도 눈에 들어온다. 대구테크노폴리스사업단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구테크노폴리스(이하 텍폴)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가까이 국립대구과학관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경권 센터는 완공돼 그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고 뒤편으로 크레인이 우뚝 솟아있다. 지구 최초의 외국투자기업인 일본의 나카무라토메정밀공업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IHL은 매끈한 박스 형태의 외관을 뽐내고 있었다.
본격적인 '낙동강 신(新)산업벨트 시대'를 열 텍폴이 연말 준공을 앞두고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산'학'연 복합단지로 미래 산업단지의 롤 모델로 평가받는 텍폴은 앞으로 낙동강 경제시대의 '심장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현재 이곳은 연구시설과 공장 등 일부가 완공돼 운영에 들어갔으며 도로와 상하수도 시설 등 기반시설 건설공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단위 규모 대구 최대 단지
텍폴은 영남권 신산업 창출기지를 모토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6년 12월 지방산업단지로 지정됐고 이듬해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다. 이어 2008년 5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에 포함됐고 2011년 1월 연구개발특구로도 지정됐다. 2008년 토지보상 및 부지조성 공사에 들어간 텍폴은 올해 6월 말까지 단지 준공, 연말까지 사업 준공을 목표로 기반시설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텍폴은 개발 면적이 726만9천㎡로 현재까지 단위 규모로는 대구 최대를 자랑한다. 인근 달성산업단지(407만8천㎡)의 1.8배, 달성2차산업단지(237만7천㎡)의 3배 정도 규모이고 대구 대표 산업단지인 성서 1~5차단지를 합친 면적(약 1천227만㎡)의 약 60%에 달하는 규모다.
분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전체 분양면적 484만㎡의 48.7%인 235만5천㎡가 분양됐다. 공장용지는 전체 158만9천㎡ 가운데 55.4%인 88만1천㎡가 분양됐다. 각종 연구기관 및 대학원 유치를 위한 지식산업시설은 전체 150만5천㎡의 약 51%인 77만5천㎡가 팔렸다. 특히 공장 용지의 경우 대기업과 외투 기업 유치를 위해 분양을 보류한 용지를 제외하면 분양이 막바지 단계라는 것은 대구테크노폴리스사업단의 설명이다.
텍폴 운영의 성패를 좌우할 기업 입주 및 유치도 활발하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IHL은 지난해 3월부터 공장 가동에 들어가 제품을 생산하고 있고 지구 내 최초 외국투자기업인 일본의 나카무라토메정밀공업도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과 디젤엔진 글로벌기업 미국 커민스가 공동 투자한 현대커민스엔진이 지난해 11월 착공에 들어가 2014년 5월 완공을 목표로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밖에 현재까지 텍폴에 투자 협약을 한 국내외 기업은 60여 개사에 이른다. 사업단은 기업 입주가 마무리되면 자동차부품과 IT,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업체 100여 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형 첨단 산업단지
텍폴이 다른 산업단지와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연구'생산'주거단지를 갖춘 자족형 산업단지라는 점이다.
텍폴은 산업단지 내에 대학도 들어선다. 이미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입주해 2011년 대학원 개설에 이어 2014년에는 학부도 개설한다. 또한, 경북대는 이곳에 IT 융합대학원을 만들고 계명대는 지능형자동차대학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은 물론, 우수 연구인력도 공급된다.
DGIST를 중심으로 한 대학들은 앞으로 텍폴을 이끄는 앵커 역할을 하게 된다. 다양한 연구기관도 입주한다. ETRI 대경권 연구센터는 이미 완공됐고 한국기계연구원(KIMM)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 대구 센터도 공사가 한창이다. 이들 대학과 기관들은 이곳에 있는 기업들과 산학협력 및 기술제휴를 통해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기술 사이클'을 구축하게 된다.
주거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이곳에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1만7천934가구에 대략 5만 명이 입주하는 신도시가 조성된다. 먼 곳에서 출퇴근 불편 없이 한 구역에서 자족할 수 있는데다 인근 달성산업단지와 앞으로 대구 국가산업단지의 근로자들도 머물 수 있게 된다. 또한, 텍폴 가운데 대형 연못을 비롯해 단지 곳곳에 녹지도 풍부하게 조성될 예정이어서 공해가 없는 친환경 산업단지로 태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박동주 테크노폴리스 개발과장은 "2014년 말 대구수목원에서 출발하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가 완공되면 대구에서 접근성도 높아지고 인근 대구 국가산업단지 개발도 가시화될 것"이라며 "텍폴은 자체 효과뿐 아니라 주변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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