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이란 앞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간 형태를 보이는 선천성 질환이다. 앞가슴 한복판에 있는 흉골(복장뼈)과 늑연골(갈비물렁뼈)이 안쪽으로 푹 꺼지는(함몰되는) 가슴의 선천적 기형이다. 누두흉, 함몰흉, 깔때기가슴이라고도 한다. 흉벽기형의 가장 흔한 형태로 출생아 300~400명 중 1명에서 발생할 정도의 빈도를 보이는 비교적 흔한 질병이다.
◆가슴 쪽 물렁뼈가 너무 자라서 생겨
흉골 아래에 있는 인대조직의 발달 이상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세가 불량한 상태로 놓여 있을 때 무릎이나 팔의 비정상 위치 때문에 흉골이 압박되어 발생한다는 가설도 있다. 유전인자는 규명되지 않았으나 형이 오목가슴을 갖고 태어나면 동생도 오목가슴을 갖는 경우가 있다.
앞가슴이 함몰되는 이유는 가슴의 물렁뼈인 늑연골이 지나치게 자라기 때문. 너무 길어진 늑연골은 흉골을 안으로 미는 작용을 한다. 경우에 따라 오히려 흉골을 밖으로 밀어서 돌출된 새가슴을 만들기도 한다.
오목가슴 모양은 가슴 가운데를 중심으로 오목해지는 대칭형과 한쪽으로 치우친 비대칭형이 있다. 함몰 정도는 환자마다 차이가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심장이나 폐의 발육이나 기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어린이의 경우에는 감기나 폐렴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도 하며, 성장에도 영향을 주어 발육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출생 직후부터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나이가 들어 신체가 자라면서 함몰된 정도도 점차 심해진다. 가슴의 함몰 기형이 심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약 15%의 환자에서는 호흡곤란, 빈맥(가슴 두근거림), 앞가슴 통증, 피로감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가슴 기형에 대한 부끄러움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옷을 잘 벗지 않으려 하고 남과 어울리는 것을 꺼리는 등 정신적인 문제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이다.
◆3세 이후 초등학교 가기 전에 수술받아야
오목가슴은 환자의 가슴을 살펴보는 것으로 충분히 진단할 수 있다. 대개 가슴 한가운데 있는 흉골의 아래쪽 부위가 많이 함몰돼 있으며, 등뼈가 앞으로 굽고 자세가 좋지 않아 배가 돌출된 모양을 한다. 가슴 측면 X-선 촬영으로 함몰 정도를 파악한다. 그러나 함몰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심장 압박이나 폐의 이상 유무를 알아보기 위해 CT 촬영을 시행한다.
수술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가장 흔한 이유는 미용적 문제다. 학교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경우도 수술 대상이 된다. 일부 환자의 경우, 심장이나 폐 기능 장애 때문에 수술이 필요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수술 시기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 다른 아이들과 접촉하기 전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대개 3세 이후가 돼야 가슴벽의 고정상태가 좋으며 갈비뼈-연골-흉골의 위치를 유지하기 쉽고 수술 후 통증 및 치료관리에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기존 수술방법은 변형된 늑연골을 제거하고 흉골을 부분 절단한 뒤 함몰된 부위 밑으로 금속막대를 집어넣어 고정해 들어 올리는 방법(라비치 수술식)이나, 함몰된 흉골 및 늑연골과 주위 근육을 모두 절단해 앞'뒷면을 뒤집는 방법(와다 수술식)이 많이 사용돼 왔다. 그러나 대개 이런 수술을 받는 사람들은 미용적 문제로 수술을 받지만 수술 후 오히려 흉터가 크게 남고 상처부위 감염 등 합병증 발병률도 높아 효과가 크지 않았다.
◆상처 작은 너스 수술법 도입
최근 양측 옆가슴 부위에 1.5~2cm 이하의 피부절개를 만든 뒤 함몰된 흉벽 모양에 맞게 미리 구부린 금속판(Nuss Bar)을 가슴 안쪽으로 밀어 넣어서 함몰된 흉벽을 들어 올리는 방법(너스 수술식)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수술법은 앞가슴에 흉터를 남기지 않으며 효과적으로 함몰된 가슴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삽입된 금속판이 환자의 움직임에 따라 이탈하지 않도록 양끝에 지지대를 부착하고 있으며, 이 금속판은 대개 2년 정도 후에 제거한다.
8살 최기훈(가명) 군은 점점 심해지는 오목가슴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 부모들은 돌이 지나면서 아이 가슴이 약간 낮다는 생각을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아이가 자라며 갈수록 함몰의 정도가 심해졌다.
함몰된 기형의 형태는 왼쪽으로 조금 치우쳐 있으며, 허리는 굽어지고 배가 튀어나오는 듯한 모양을 보였다. 최근 들어 기훈이는 아버지를 따라 목욕탕 가는 것을 꺼렸고, 자기 가슴 모양이 친구들과 다르다며 부끄러워했다.
결국 부모는 수술을 결심했다. 환자의 가슴 크기에 적절한 금속판을 사용해 기형 모양에 맞춰 금속판을 구부린 뒤 양쪽 옆가슴에 1.5cm 정도의 피부를 절개해 이곳을 통해 금속판을 삽입했다. 그런 뒤 금속판을 뒤집어 오목가슴을 들어 올려 고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수술 후 3일 동안 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차츰 줄어들었고, 정상적인 가슴 모양으로 퇴원했다. 기훈이는 2년 뒤 방학을 이용해 가슴에 있는 금속판 제거수술을 받게 된다.
환자의 나이가 20세 이상일 경우 함몰된 앞가슴이 보다 단단히 고정돼 있기 때문에 금속판을 2개 삽입하기도 하고, 금속판 유지기간을 3년 이상 두기도 한다. 삽입된 금속판이 가슴을 앞으로 밀어주기 때문에 수술 후 2, 3일 정도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하지만 이후 통증이 차츰 줄어들며 금속판의 이탈, 상처부위 감염, 출혈 등 합병증이 없을 경우 4, 5일 내에 퇴원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금동윤 교수는 "수술 후 미용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너스 수술법을 이용해 오목가슴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 수술법은 앞가슴에 피부절개를 하지 않고 양측 옆가슴만을 최소 절개해 흉터를 줄일 수 있으며,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도 낮기 때문에 환자와 가족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수술법"이라고 했다.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흉부외과 금동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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