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자부품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국내외 경기불황이 지속하면서 전자부품업계는 매출 감소에다 부도를 맞이하거나 주인이 바뀌는 업체가 나오고 있다.
◆트렌드에 뒤처지면 몰락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 지역 지난해 1~10월까지 기계요소공구 및 금형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7% 증가한 4억8천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역 10대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전자부품은 2억300만달러로 2011년보다 14.3% 감소하는 등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업계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전자제품 트렌드와 스마트폰에 이은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의 등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전자부품 회사 관계자는 "소니와 파나소닉, 노키아 등 그동안 전자제품에서 앞서갔던 해외 대기업들이 속속 무너지는 것도 빠르게 변하는 제품 트렌드에 대처하지 못해서다"며 "지역의 중소 전자부품업체들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2006년 성서산단으로 자리를 옮겼던 참테크는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으로 바뀌면서 이에 아직 대응하지 못해 적자에 빠졌다. 결국, 2011년 9월 대주주가 충남지역의 휴대폰 부품 업체인 크루셜텍으로 바뀌었고 지난해 2월 크루셜엠스로 회사이름을 바꿨다. 본사 역시 작년 6월 구미사업장으로 옮겨가면서 성서 3차 단지 내 1만9천여㎡의 대구 사업장 부지는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고객사 확보와 사업 다각화
지역 전자부품업체들이 고전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기술력이 있어도 안정적인 주문량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구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국내 전자제품은 삼성과 LG라는 양대 산맥을 벗어나면 다른 고객사를 찾기 어렵다"며 "결국 삼성과 LG를 붙잡은 업체들은 성장하고 그렇지 못한 업체는 주저 앉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소 전자부품 회사는 대기업 혹은 대기업 계열 직원을 임원으로 스카우트해 안정적인 고객사를 확보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한다. 지역에서 휴대폰 윈도를 생산하는 태양기전은 2009년 스마트폰이 등장하자 일반 휴대폰용 부품에서 전환해 스마트폰의 터치 기술 연구에 뛰어들었다.
기술상용화 후 현재 삼성전자에 스마트폰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두면서 갤럭시 시리즈의 히트와 함께 급격히 성장했다. 태양기전은 2010년 700억원에도 못 미쳤던 매출이 2011년 1천40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곳의 한 임원 역시 삼성전자 출신이다.
결국, 지역 전자부품 업계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는 등 방안 세우기에 고심 중이다. LG전자에 TV용 패널을 납품하는 희성전자는 터치스크린패널 분야의 진출을 새해 사업으로 고려 중이다. LG라는 안정적 고객사를 두고 있지만, 세계경기 불황의 대비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태블릿PC에 도전해 안정적인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을 세웠다.
희성전자 관계자는 "오래전 회사 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세계 경기 위축과 LED TV 시장의 축소 등으로 계획을 잡지 못했다"며 "태블릿PC용 패널을 생산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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