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벽·육사 처녀시집 초판본…현재까지 도서 등 665점 모아
'전후 세대 문학으로 특화된 전국 최고의 문학관을 꿈꾼다.'
전국 광역 지자체들이 앞다퉈 문학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지난해 12월 문학관을 개관했으며, 인천광역시도 문학관 건립에 한창이며, 서울특별시 역시 문학관 건립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 5월에 문을 열게 될 대구문학관은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문학관을 꿈꾸고 있다. 대구문학관의 장점은 한국전쟁을 전후한 주옥같은 작품들이 건재할 뿐 아니라 영남문학의 본산으로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문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현재 대구문화재단은 문학적 가치가 있는 귀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근대문화재로 등록된 대한매일신보(1907년 3월 발행) 원본을 사들였다. 대한매일신보에는 이 당시 대구 국채보상운동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다. 이뿐 아니라 현진건의 소설 '타락자'가 연재된 '개벽 19, 21호', 이육사의 처녀시집 초판본인 '육사시집', 유치환의 시집인 '울릉도', 박목월의 동시집 '산새알 물새알', 좌파 조선문학가 동맹의 '횃불', 홍명희 시인 등이 함께 쓴 시집 '해방기념시집' 초판본 등도 수집했다. 현재까지 수집된 문학관 자료수집 현황은 총 665점. 이 중 도서 468권과 시인 김춘수의 서간 2통, 사진 및 영상자료 27점을 기증받았다.
대구문화재단 문화사업부 내 대구문학관 콘텐츠 구축 조사원들은 부산, 진주, 밀양 등 영남지역 곳곳을 돌며 문학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김지혜 조사원은 한 고서적 책방에서 박목월 시인의 '산새알 물새알'을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사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대구문학관이 내년 5월 개관 전까지 갈 길은 첩첩산중이다. 대구문학관을 어떻게 특화할지, 어떤 기준으로 문학자료를 수집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아직 없다. 시간적인 여유도 넉넉지 않아, 올 한 해 동안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은 대대적인 문학자료 수집에 나서야 할 형편이다. 아직도 전문 고서적 컬렉터나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문학자료들이 꼭꼭 숨어 있거나, 보상금 문제 등으로 세상 구경을 못 할 처지에 있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출신의 많은 문인이 자발적으로 소중한 자료들을 기증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전후 세대의 중요한 문학자료인 '전선시첩' '김춘수 시인의 초기 작품집' 등은 소재 파악에는 성공했으나, 소장자의 개인적 입장과 보상 문제 등으로 구매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또 일부 기증자는 기증 조건으로 별도의 전시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등 요구 사항도 까다롭다.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원로 문인, 고서적 수집가 등에게 기증을 요청하는 우편물을 몇 차례 발송했지만, 아직 감감무소식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이들의 마음을 어떻게 열어야 할지도 고민이다.
대구는 이상화, 현진건, 이장희 등 걸출한 문인을 배출한 문향의 도시이자 지역 문인들의 흔적과 자료가 많이 남아있는 문학의 도시이기 때문에 대구문학관 역시 그에 걸맞은 소중한 자료들이 많아야 한다는 데는 많은 향토 문인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문학관 건립을 위한 소중한 자료 기증에는 들불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대구시 문화예술과 예옥현 담당자는 "2014년 3월 준공, 5월 개관을 목표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구축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에서 소중한 자료들이 자발적으로 답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문학관은 중구 향촌동 (구 상업은행 대구지점)에 부지 1천302.1㎡(393평), 건물 3천348.78㎡(1천13평,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지며, 전후문화 재현관, 상설기획 전시실, 영상 및 자료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총 사업비는 80억원이다. 문학자료 기증 문의 053)42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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