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시대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심신이 자유롭고 평안함을 느끼기 때문에 행복하다. 너무나도 깔끔하고 화려하며 조화롭다. 바로크 음악의 우수함과 아름다움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비단 바로크 음악뿐 아니라 그 시대의 미술, 건축, 복식 등은 그 아름답고 화려하기가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그러나 바로크 양식이 등장해 발달했던 17, 18세기 사람들은 요즘의 우리가 느끼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느꼈던 것 같다.
우리는 여기서 사용하는 '바로크'라는 단어를 익숙하게 잘 알고 있다, 예술사적인 근거를 제거하고서도 우리 주변에는 가구의 이름이라든가 여러 곳에서 다양하게 이 단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긍정적인 의미로 이 단어가 우리 안에 자리하고 있음일 것이다.
그러나 바로크라는 예술 사조가 등장한 17세기에는 이 바로크라는 단어가 그렇게 좋은 뜻으로 사용되지는 않은 듯하다. 포르투갈어에서 유래하였다는 이 단어는 원래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 당시 사람들이 이 예술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아주 부정적이었던 것 같다. 미술과 건축, 음악에서 이 예술 양식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았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이 예술 양식을 사람들은 '이상한' '일그러진' '변칙적인' 등과 같이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바로크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것이다.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오던 당시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기존 세계관의 틀 속에서는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이며 화려한 새로운 양식을 이해하기란 전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뜻을 가진 바로크라는 단어는 그 예술 사조가 등장하고 250년 이상 지나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고, 19세기 말 20세기 초가 되어서야 이 단어 속에 내포되어 있던 여러 가지 부정적인 뜻을 제거할 수 있게 되었다.
'백남준'이라는 이름을 우리는 잘 기억하고 있다. 독특한 스타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이룩한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이름이다. '싸이'라는 가수를 우리는 잘 알고 있으며 요즘 그가 한국사람이라는 것 때문에 가슴 뿌듯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처음 등장했을 때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았고,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개성에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느낀 것도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고집스럽게도 자신만의 개성을 포기하지 않고 그 역량을 자유롭게 발전시켰다. 그 결과 그들이 세계에 끼친 영향력을 우리가 보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고정관념의 틀 속에서 갇혀 살며 거기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모든 분야에서 그들과 같은 바로크적인 삶을 살아내는 사람들이 나온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 사회와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김상충(성악가'이깐딴띠 음악감독)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
'어대명' 굳힐까, 발목 잡힐까…5월 1일 이재명 '운명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