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장재완(33'대구 남구 봉덕동) 씨는 올 들어 금연을 결심했다. 자주 가던 커피전문점은 흡연실을 없앴고 단골 술집에서도 담배를 피울 수 없기 때문이다. 회식 자리에서 일어나 추운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는 일은 불편하기만 했다. 장 씨는 "흡연자들이 죄인 취급받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했다.
해마다 연초에는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많지만, 올해의 경우 음식점 내 흡연 금지 등 금연구역 확대 영향으로 예년보다 금연자가 급증하고 있다.
대구 북구 보건소의 경우 금연클리닉 등록자는 지난해 12월 116명으로 2011년 같은 달 99명에 비해 늘어났으며 이달 14일까지 등록자도 98명에 달했다. 대구 달서구 보건소가 운영하는 금연클리닉에는 지난해 12월 120명이 등록했으나 이달 11일까지 177명이 등록해 이미 전달 등록자 수를 넘어섰다. 북구청 보건과 관계자는 "새해가 되면서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대체로 1월에는 금연자가 많이 늘어나는 편이지만 올해는 특히 많다"고 말했다.
금연 결심자가 늘어나면서 담배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지만 금연 패치 등 금연 보조용품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담배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지만 껌과 사탕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4%, 20.6% 증가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판매된 금연보조상품 매출은 전월보다 20%가량 늘어났다.
한동안 주춤했던 전자담배 시장도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페로젠코리아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최근까지 등 연말연시를 맞아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들이 20~30% 정도 늘었다고 밝혔다.
전자담배 판매점을 운영하는 우모(43'대구 달서구 감삼동) 씨는 "경기불황이 계속돼 전자담배를 찾는 사람이 줄어 문을 닫으려고 했는데 이달에 손님이 늘어나 폐업을 미룰 생각이다"고 말했다.
금연을 결심하는 사람이 많은 가운데 금연 포기자도 적지않다. 수성구 보건소는 이달 2~4일 등록한 사람 52명 중 일주일 뒤인 9~11일 금연클리닉을 방문해 상담을 받은 사람은 절반도 안 되는 22명에 불과했다. 달서구 금연클리닉도 2~4일 신규등록한 사람은 70명에 달하지만, 일주일 뒤 첫 상담을 위해 방문한 사람은 고작 20명이었다. 달서구 보건과 관계자는 "매년 1월 금연클리닉에 등록하는 사람이 많지만 포기자도 많다"며 "등록한 지 2주가 지나도 안 오는 사람들에게 전화해 금연클리닉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금연을 포기했다'고 대답할 때가 잦다"고 했다.
대구 달서구청 보건과 김정헌 과장은 "어려운 결심을 하고 금연을 시작하지만, 작심삼일로 끝나는 일이 많아 안타깝다"며 "강한 의지를 가지고 참는 것이 우선이지만 금연클리닉이나 금연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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