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째 되는 30대 중반 맞벌이 주부입니다. 중매로 결혼한 남편은 키 크고 보기 좋은 체격에 얼굴까지 잘생겨, 볼품없이 투박하게 생긴 저와는 대조되어 은근히 신경이 쓰입니다. 더욱이 요즘 들어 부쩍, 주위 사람들이 직장 좋고 잘생긴 남편에게 멋지고 매력적인 여성이 나타나면 남편의 마음이 변할 수 있으니 외모에 신경을 쓰라는 충고를 하고 있어 스트레스입니다. 그래서인지, 남편의 바깥 활동이 미덥지 않고 신경이 쓰여 바가지를 긁어댑니다. 그 결과, 억울해하는 남편과 본의 아니게 갈등을 느낍니다. 나보다 훨씬 매력적이고 잘생긴 남편과 편안한 결혼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돋보이는 외모와 남성적 매력을 갖춘 남편과 살면서 순탄한 결혼생활을 바라는 귀하의 진심 어린 사연을 잘 들었습니다. 남녀가 인연이 되어 부부가 된 것은 서로의 기대심리가 어느 정도 일치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를테면 편안함과 결혼생활의 공동목표, 서로가 인정되는 심리적 자산가치,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신뢰의 요소들이 안전하게 느껴질 때 결혼을 선택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럼에도 배우자에게는 쉽게 드러낼 수 없는 귀하와 같은 고민이 생기는 것은 '부부' 이전에 남녀 성심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오슈벨은 남녀 성심리에서 여성은 남성의 외모보다는 그의 인격과 자존감, 그리고 성실성과 인자함 등의 자질을 더 중요하게 본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남성은 여성의 성숙한 품성과 따뜻한 마음보다는 매력적인 미모와 독특한 분위기에 순간적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지요. 이 말은 존스홉킨스대학 머리 박사의 '많은 남성들은 미(美)에 더 많은 가치를 두며 그를 위해 가치 있는 것을 기꺼이 교환하려는 심리가 있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미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유아들은 태어나는 순간 자신을 돌봐준 양육자로부터 받은 영향에 기초를 두고 '사랑의 도표'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귀하의 남편에게 있어 어머니의 부드러움과 사랑은 어머니 외모와 융합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후에, 자신의 양육자에게서 긍정적으로 각인되었던 눈 색깔, 목소리 톤, 머리 색깔, 성격, 체형 등에 관해 좋아하고, 싫어하는 유형에 관한 묘사가 기억 속에 암호로 저장되어 있다가 미래의 배우자상에 투사되어 나타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평범한 외모의 부인이 아름답다고 믿는 사람은 부인이 '사랑의 도표'로 기억되고 있는 초기관계 경험의 양육자 표상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이와 유사한 아내로부터 느끼는 귀하 남편의 감정은 '나의 사랑의 도표에 꼭 맞는 여자는 오직 당신뿐이야!' 하고 외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부터 귀하가 하실 일은 '관점의 변화'입니다. "남편의 '사랑의 도표'에 가장 잘 맞는 최고의 여자는 바로 나야!" 하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남편의 외모에 견줄 정도로 외양을 꾸미기보다는 남편이 더욱 반할 만한 마음의 정원을 가꾸어 귀하의 불안에서 오는 것들을 보상할 조건을 성장시키길 권합니다.
어쩌면 결혼생활은 마치 기업체의 합병과도 같은 동등한 자산을 기대하는 심리적 협상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공간인지도 모릅니다. 그 어떤 여성도 꿈꿀 수 없는 당신만의 값진 자산을 만들어 당신의 불안을 보상할 매력적인 조건을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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