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반려견 등록제는 사람과의 공존 첫 단추

올해부터 3개월령 이상 애완견은 등록을 해야 한다. 이 제도는 유기견 발생을 줄이고 반려견의 사육두수 현황을 파악해 효과적으로 예방접종과 인수공통 전염병 관리를 하기 위해서이다.

매년 봄·가을 광견병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지만 광견병 항체가 형성된 개는 실외에서 키우는 애완견의 경우 20%, 실내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경우 50% 정도 면역이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애완견 등록제를 실시해 개체 수가 확인되면 예방접종 유무와 사육두수 확인이 쉬워지는 장점이 있다.

동물등록은 보호자 주민등록상의 거주지 내 동물병원에서 해야 한다. 타 지역에서는 시술을 받을 수 없어 대구에서는 농림수산식품부와 관련 부서에 거주지와 상관없이 보호자가 다니는 지역 병원에 등록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보호자 부담으로 시행되는 제도에 보호자의 불편함이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동물등록에는 반려견 체내에 삽입을 하는 내장형 전자칩의 경우 2만원, 목걸이 형식의 외장형 전자태그에 1만5천원의 수수료가 들어간다. 다만 장애인 보조견이나 유기견 입양을 받은 경우 수수료가 면제된다. 또 보호자가 기초수급대상자이거나 반려견 중성화 수술 및 3마리 이상 등록을 할 경우 50% 감면받을 수 있다. 제도가 시행되기 전 마이크로칩을 시술받은 경우에는 등록비용으로 1만원의 경비를 지불해야 한다.

이 제도는 반려견을 버리지 말고, 잃어버렸을 때 빨리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런데 내장형 전자칩 시술로 육아조직이 생기는 부작용으로 거부하는 보호자가 있다. 그러나 약 10만 마리의 개에게 칩을 시술했을 때 육아조직이 생기는 부작용은 1건, 위치가 이동한 경우도 1건 정도로 미미하다.

외장형이 선택되면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한다. 나는 절대 안 버린다고 생각하고 외장형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살다 보면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칩을 삽입한 경우에는 버릴 수가 없다. 금방 주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장형 목걸이를 선택한 경우 개를 키울 수 없을 경우가 발생하면 쉽게 버린다. 아무도 보호자를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망설임 없이 쉽게 버릴 수 있다.

선진국의 경우 외장형은 분실할 소지가 많아서 내장형 시술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외장형은 분실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비용이 드는 등 단점이 있다. 그리고 외국에 나갈 때 내장형 시술을 다시 해야 한다. 반면 반영구적인 내장형은 한 번의 시술로 비용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애완동물을 유실했을 때 찾을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장점이 있다.

반려견 등록제는 우리 사회의 수준을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이 된다고 생각한다. 사람과 자연, 동물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성숙한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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