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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사랑 대구자랑] <4>역사가 올올이 새겨진 '천년 명산'…팔공산

국보 승격 움직임이 일고 있는 팔공산 상징 중 하나인 갓바위 부처.
국보 승격 움직임이 일고 있는 팔공산 상징 중 하나인 갓바위 부처.
가까이 있기에 무심코 지나치기도 하지만 팔공산이 지닌 의미와 가치는 웅숭깊다. 경산 와촌 쪽에서 헬기를 타고 바라본 팔공산.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가까이 있기에 무심코 지나치기도 하지만 팔공산이 지닌 의미와 가치는 웅숭깊다. 경산 와촌 쪽에서 헬기를 타고 바라본 팔공산.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뭐니뭐니해도 대구 자랑 1순위는 팔공산!"

대구 정체성'정신을 찾아 대구가 다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려 매일신문과 대구시가 공동 기획한 '대구사랑 대구자랑' 시도민 조사 결과 팔공산이 대구자랑 첫 손에 꼽혔다. '대구의 자랑거리 무엇입니까' 조사에서 팔공산이 1위를 차지한 것. 팔공산이 지역민들에게 차지하는 의미와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가까이 있기에 무심코 지나치기도 하지만 팔공산이 지닌 의미와 가치는 웅숭깊다. 팔공산이 가진 매력과 덕(德)이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대구사랑 대구자랑'에서는 팔공산 이름에 나오는 팔(八)에 맞춰 팔공산의 매력을 여덟 가지로 풀어봤다.

◆'힐링'의 공간

수천 년 동안 대구경북 사람들은 팔공산에 기대 살아왔다. 어머니와 같은 포근함으로 감싸주는 팔공산의 품에 안겨 삶을 이어온 것이다. 팔공산은 외롭거나 상처 입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힐링'(healing)의 힘이 있다. 팍팍한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방황하는 이들이 팔공산을 찾아 마음을 다스리고 삶의 희망을 찾고 있다. 천주교'불교 등 종교 성지들도 팔공산에 자리를 잡아 사람들에게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다.

◆대구정신 뿌리가 박힌 곳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은 팔공산에서 나라 지킬 용기와 힘을 얻었다. 원효는 팔공산에서 10년을 구도했다. 수많은 유학자들은 팔공산에서 정신과 학문을 닦았다. 국가가 어려울 때마다 팔공산은 민초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나라를 구하는 중심지가 됐다. 몽고 침입, 임진왜란, 한국전쟁 등 역사의 고비마다 이 지역 사람들은 팔공산에 기대 어려움을 극복했다. 팔공산 곳곳에는 대구경북 사람들의 땀과 피, 그리고 역사가 올올히 새겨져 있다. 나라에 대한 충성 등 대구정신의 뿌리가 팔공산에 박혀 있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갓바위 등 수많은 명소

팔공산에는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즐비하다. 팔공산 상징 중 하나인 갓바위 부처(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는 경주 석굴암이나 군위 삼존석굴에 손색이 없는 소중한 불교 문화유산이다. 갓바위 부처를 국보로 승격시키자는 움직임도 최근 일고 있다. 갓바위 부처는 정성껏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속설 때문에 전국에서 찾는 사람이 줄을 잇고 있다. 동화사 파계사 부인사와 같은 사찰과 암자, 전통마을인 대구 동구 옻골마을, 방짜유기박물관 등 명소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가까운 산

아무리 훌륭한 산이라도 접근성이 좋지 않다면 매력이 떨어지는 법. 그런 면에서 지척에 있는 팔공산은 너무나 매력적이다. 대구시내에서 차를 타고 30분 정도면 팔공산에 안길 수 있다. 200만 명 이상이 사는 도시에 1천m가 넘는 산을 이렇게 가까운 곳에 갖고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대구가 유일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팔공산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계절마다 다른 매력

김종욱 문화사랑방 허허재 대표는 "팔공산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고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구분이 분명해 계절마다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 봄에는 꽃을 보는 즐거움으로, 여름에는 울울창창한 숲이 좋아서,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과 더불어 낭만에 잠기고 싶어서, 그리고 겨울 산의 정취를 즐기고 싶어 산자락을 오르내린다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특히 여름 팔공산은 불볕더위에 시달리는 대구시민들을 위한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등산의 묘미 가득한 곳

팔공산은 한국 산악 운동의 메카다. 매년 팔공산에서 열리는 전국 60km극복 등행대회가 산악인을 대거 배출한 요람이 됐다. 어릴 적부터 팔공산을 누볐던 대구경북 산악인들이 대한산악연맹을 창립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했다. 또한 팔공산은 초보자부터 전문 산악인까지 누구가 산행을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등산로가 다양하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볍게 트레킹할 수 있는 코스부터 20km가 넘는 종주코스, 난도가 높은 암벽등반까지 다양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스토리의 보고

선덕여왕'초조대장경 얘기가 깃든 부인사를 비롯해 팔공산은 수많은 스토리 명소를 가진 산이다. 신라시대 왕들에서부터 고려 태조 왕건, 삼성현인 원효 설총 일연, 퇴계 이황, 매월당 김시습, 추사 김정희 등 내로라하는 인물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다.

◆문화가 깃드는 곳

예로부터 팔공산은 시인 묵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이 전통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팔공산 자락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문인, 화가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 팔공산이 예술을 창조하는 문화 공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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