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대학생 식도락가 '누들볼'

김 모락모락 '딤섬' 풍부한 육즙 어울린 담백한 맛

'딤섬'을 한자어로 하면 '점심'(點心).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의미다. 한 입 크기의 딤섬을 빚는데 쏟아부은 정성이 마음에 오랫동안 점처럼 남는다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남부 광둥지방에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딤섬은 여러 가지 유래가 있지만 농사꾼들이 일을 하다 잠시 쉴 때 차와 함께 곁들여 먹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피를 만들 때 밀가루뿐 아니라 전분 등으로 다양한 색을 내며, 요리법도 찜. 삶기, 튀김, 굽기 등 다양하다. 속에 넣는 재료 역시 새우, 게살, 고기, 채소 등 각양각색이어서 딤섬 종류만도 200여 가지가 넘는다.

'누들볼'(대구 수성구 황금동)은 전통 '딤섬'의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다. 풍부한 육즙을 살리면서도 중국 요리 특유의 느끼함을 제거해 맛은 한층 담백하다. 이처럼 정통 중국 요리의 맛을 잃지 않으면서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조리법에 살짝 변화를 준 것이 누들볼의 가장 큰 특색이다.

딤섬 중에서 '샤오롱바오'가 인기다. 모양은 만두와 닮았지만 한 입에 들어갈 만큼 작고 피도 좀 더 얇다. 다른 점이라면 만두피 안에 육즙이 가득 들어 있다는 것. 샤오롱바오는 손으로 빚은 얇은 피가 투명한 듯 빛이 나고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것이 특징이다.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이유는 육즙이 들어 있기 때문.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샤오롱바오를 통째 입안으로 밀어 넣었다가는 뜨거워 데기 십상. 만두 속에 뜨겁고 진한 육즙이 가득 고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육즙부터 먹는 것이 순서다. 샤오롱바오를 숟가락에 얹은 뒤 살짝 깨물어 터뜨린 뒤 육즙을 먼저 마시는 것이 첫 순서다. 그래도 입안을 데일까 걱정되면 아예 젓가락으로 터뜨리면 된다. 특히 투명한 듯 빛이 나는 얇디얇은 만두피 안에 다진 돼지고기를 양념해 넣어 육즙이 풍부하기 때문에 한 입 깨무는 순간 입 안에서 퍼지는 부드럽고 담백한 맛은 여느 딤섬이나 만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맛을 자랑한다.

최영준(21'대학생) 씨는 "제대로 된 딤섬 맛이다. 육즙이 끝내준다. 좋은 재료를 사용했는지 아니면 요리사가 훌륭한지 몰라도 맛이 그만이다. 육즙 맛은 물론 피가 쫄깃쫄깃한 게 제대로 된 딤섬을 먹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최송이(21'여'대학생) 씨는 "육즙이 풍부한 만큼 느끼할 수 있지만 이곳에서 제공하는 초간장에 찍어 생강즙을 얹어 먹으면 담백해 느끼함을 덜어준다"고 했다.

누들볼에는 샤오롱바오 외에도 30여 가지의 딤섬이 있다. 새우가 들어간 하가우와 돼지고기가 들어간 시우마이가 특히 인기다. 하가우는 새우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김소영 대표는 "맛도 맛이지만 문화를 먹으러 오는 분들도 있어 고유의 풍미와 맛을 내기 위해 손으로 빚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메인 요리. 누들볼에는 딤섬과 함께 동아시아풍의 요리가 마련돼 있다. 면과 라이스, 닭, 돼지고기, 새우, 소고기 등 우리에게 친숙한 것부터 해외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이색적인 것까지 다양하다. 모두 재료의 맛과 풍미를 살렸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와 아부다비에서 요리 공부를 하고 돌아온 김 대표가 재료에서부터 요리까지 직접 챙긴다. 김 대표는 "요리는 재료에서 맛이 나온다. 그래서 최상의 맛을 위해 최고의 재료를 사용한다. 조달할 수 없는 재료는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재료에서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누들볼에서는 딤섬 외 음식명이 따로 없다. 음식마다 고유번호가 매겨져 있어 번호로 주문한다.

바비큐 맛이 나는 검은콩 소스가 들어간 돼지고기 요리를 비롯해 소고기를 튀겨서 매콤달콤 소스를 끼얹은 요리는 술안주로 인기가 높다. 맛있는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요리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다.

이지원(20'대학생) 씨는 "우리 입맛에 맞게 요리해 담백하고 덜 느끼하다. 부모님과 함께 와봤는데 입맛에 맞아 자주 온다.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 입맛에 맞게 요리, 가족 외식 장소로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최송이 씨 역시 "음식 주문 시 달고 짜고 매운 정도의 맞조절이 가능하고, 요리도 요리지만 심플한 인테리어도 맘에 든다. 특히 손님 마음을 읽어주는 서비스가 맘에 들어 자주 오게 된다"고 했다.

누들볼에서는 재스민 차를 내놓는다. 떨어지면 채워준다. 중국 요리 특유의 느끼함을 달래기 위해서다. 주로 딤섬에 곁들여 마시는데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마시면 입 안이 개운해지는 차다. 또 오이, 양파를 절인 짜차이와 양배추 절임도 나온다. 역시 느끼함을 달래기 위한 밑반찬이다. 누들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 무와 버섯, 쌀가루 등에 양념을 섞어 구운 '무 케이크'가 별미다. 안 먹어보면 후회한다. 이지원 씨는 "사장님과 눈을 잘 맞추면 특별한 서비스(?)가 나온다"고 귀띔했다. 예약 053)763-9000

최재수기자 biochoi@msnet.co.kr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우리 직장 단골집'이 '이맛에 단골!'로 바뀌었습니다. 이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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