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늘어나는 유기견…'등록제' 때문이 아니길

우려한 점이 현실로 나타날 때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움이 더해진다. 동물등록제가 시행되면 유기견이 증가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많이 했다. 아직은 판단하기가 어렵지만, 현재 유기견이 구조되는 숫자를 보면 최근 2년간보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대구수의사회가 관리하고 있는 유기견 숫자를 보면 버려지는 개가 훨씬 많이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지난주에도 이야기했지만 동물등록제의 근본적인 취지는 반려견을 선택했으면 동물을 버리지 말고 생명이 다할 때까지 책임을 지고 끝까지 길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구입하거나 입양을 할 때 버린다고 생각하고 구입하는 경우는 없다.

그러나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신변에 문제가 생기거나 입양 전 생각과 같지 않아 반려견이 짐이 되어 생활할 수 없거나 또는 이웃에게 피해를 줘 더는 같이 키울 수 없게 될 수 있다. 이럴 때 대부분 사람은 주변에 반려견을 키워줄 이를 찾는다.

쉽게 입양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순수혈통이 아닌 잡종견이거나 덩치가 좀 큰 경우 또는 성격이 난폭한 경우, 대소변을 잘 가리지 못하는 실내에서 키우는 반려견, 질병에 걸려 치료를 요하는 개, 나이가 많은 반려견은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면 대부분은 다른 동네나 타지역의 공원이나 도심에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동물등록제도 외장형 목걸이보다 내장형인 마이크로 칩이 선택돼야 한다. 개를 유기하려고 하는 분들이 목걸이를 달고 반려견을 버리는 경우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목걸이를 떼어버리고 개를 버리면 현재 보호자를 찾을 방법이 없다. 반려견을 잃어버린 경우도 보호하고 있는 분이 목걸이를 버리고 키우고 있으면 원래 주인을 찾아줄 수가 없다. 키우는 분이 자기 개라고 동물등록을 새로 하면 더더욱 찾을 방법은 없어진다.

사람은 유전자 검사를 통해 할 수 있으나 반려견은 유전자 검사가 쉽지 않다. 마이크로 칩을 삽입했을 때 부작용이 생긴다는 이야기만 듣고 외장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부작용은 10만 마리당 1마리 정도에 육아조직이 생길 정도이다. 그 밖의 부작용은 미약한 부종이다. 피하 내 출혈이나 염증으로 부종이 생기는데 이럴 때 2, 3일 주사 치료를 받으면 해결된다. 마이크로 칩은 볼펜 심 크기의 반 정도 된다.

마이크로 칩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고, 국가가 시행하는 목적에 타당한 방법이다. 대구시가 유기견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문제를 파악하는 한편 그에 대한 대책방안을 수의사회와 협의하고 있다.

아무리 좋은 방안도 의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생명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지고 반려견들을 키워주시길 부탁한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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