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면세점 특혜 의혹' 대백도 뿔났다

발표·질의응답 고작 10분…청문회 같은 '압박 면접', 선정과정 정보

관세청이 지난달 31일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를 내 준 업체들에 대한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참가업체들의 증언을 통해서도 이번 선정과정이 주먹구구식이었음이 드러났다. 게다가 대형 법무법인 로비설 등 실체 없는 소문까지 나돌아 의혹이 더 확산되고 있다.

◆질의응답 시간 고작 몇 분

시내면세점 사업은 상당한 이권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했다. 대구에선 대구백화점과 그랜드호텔이 TF를 꾸리고 치밀한 준비와 리허설을 갖는 등 사운을 걸다시피 했다.

하지만 정작 관세청의 심사는 싱겁게 끝났다. 지난달 27일 천안시 관세국경관리원에서 진행된 발표와 질의응답 시간은 1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날 면접은 15명으로 구성된 평가위원 앞에서 7분간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개별 평가위원이 30초간 질문을 하면 해당 업체는 2분간 답변을 하는 식이었다. 신청업체들은 사전공지가 없어 당황했고 시간이 너무 짧아 정작 알맹이가 없었다고 성토했다.

신청업체들은 한결같이 국회 인사청문회하듯 질문하거나 신입직원 채용 때의 '압박 면접'을 연상케 했다고 말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사전에 서류를 제출하기는 했으나 평가위원들이 발표를 7분 내에 끝내라고 해 어리둥절했다"면서 "200쪽이 넘는 분량을 몇 분 안에 설명하기엔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대백 정보공개 청구키로

대구백화점은 이달 중에 관세청에 시내면세점 선정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다.

대백 측은 "어떤 점이 모자라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기에 부족했는지 되짚어보고 앞으로 경영에 반영할 방침"이라며 정보공개청구 배경을 밝혔다.

관세청은 앞서 본지가 정보공개를 요구했지만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평가위원 명단공개도 개인 신상보호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청 출신이 많이 있는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한 업체가 시내면세점 특허를 받았다는 실체 없는 로비설이 나돌고, 유통경험이 전혀 없는 업체들이 면세점 사업자로 뽑히면서 유통가에 면세점 선정과정에 대한 불신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 유통가는 물론 부산의 대형 면세점까지 오랜 유통경험을 가진 대구백화점이 대구 시내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될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시장 수성을 위한 긴급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대백 측은 "우리가 탈락했다고 해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것은 아니다.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거나 사업역량이 없는 업체가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포기 업체가 나오는 등 선정기준에 근원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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