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7일 기획재정부가 2억원 초과 상속형 즉시연금을 비과세에서 과세로 전환하는 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뒤 즉시연금 가입 붐이 일고 있다.
개정된 세법 시행령은 다음달 12일 국무회의 상정을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당초 올해 가입분부터 소급 적용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소급 적용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비과세 혜택이 남아 있는 동안 가입 막차를 타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이 4천만원에서 2천만원으로 낮아지면서 절세 효과가 있는 즉시연금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고객 자산가들을 관리하는 대구은행 본점 PB센터의 경우 세법 시행령 개정안 발표 이후 즉시연금 가입 문의가 2, 3배 이상 증가했다.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PB센터에도 즉시연금 가입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김정근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PB부장은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인하와 맞물려 즉시연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기 전에 가입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인식을 가진 고액 자산가들이 많아 당분간 즉시연금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즉시연금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 금액도 급증했다. 삼성생명이 은행'보험 등에 팔고 있는 즉시연금은 가입자가 몰리면서 1월 판매한도가 이미 바닥났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1월 들어 하루 평균 400억원 정도 판매되던 즉시연금이 비과세 기준이 강화된 이후 18일에는 6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일부 은행은 한도가 모두 소진되는 등 1월 판매 물량이 끝났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에는 이달 들어 3천500여억원의 돈이 즉시연금으로 들어왔다.
즉시연금을 찾는 고액 자산가들이 넘쳐 나면서 즉시연금 판매를 거부하는 사례까지 생겼다. 교보생명 등 대부분 보험사들은 저금리에 의한 역마진(상품을 팔수록 손해를 보는 현상)을 우려해 즉시연금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분위기에 휩쓸려 즉시연금을 가입하기보다는 자신의 금융소득 등을 감안해 절세 전략을 짤 것을 조언했다. 박희철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실장은 "목돈을 납입한 뒤 연금을 수령하는 즉시연금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개인별로 과세가 되기 때문에 부부끼리 자산 분배만 적절하게 해도 과세를 피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재무 상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즉시연금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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