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춤'과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그동안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었다. 탈춤인생 40년의 최고 춤꾼과 10년 된 갓 걸음마 춤꾼이 탈춤꾼으로서의 삶과 애환, 미래에 대한 기대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공감했던 시간이었다.
하지만 탈춤보존회의 미래에 대해서는 조금 다른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과거 세대인 이상호 예능보유자가 오히려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한다는 의견을 냈고, 신세대 춤꾼인 신준하 이수자는 전통을 고집하자는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이상호 선생은 "탈춤 보존회가 원형만 좇아 탈춤을 추다보니까 시대의 흐름을 잃고 있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영어로 된 대사와 외국 문화를 위한 이벤트성 창작탈춤 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신준하 씨는 반대다. 그는 보존회의 존립 명분은 전통문화의 원형 보존과 계승이라고 고집한다. 보존회가 이를 거스르고 창작을 고집하는 데는 반대다. 굳이 시류에 따르려면 산하 단체를 만들어 창작콘텐츠를 맡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탈놀이보존회의 회원 수급 문제와 전문 탈춤꾼의 안정적 삶을 위해 '안동시립예술단'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생각은 다르지 않았다. 또 정치권과 행정당국이 보존회와 탈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체계적인 재투자도 필요성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회탈춤이 햇볕을 보게 된 지 10여 년을 넘기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문화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는 하회탈춤과 이를 보존하는 하회탈춤보존회, 그리고 몸으로 문화적 역사를 그려가는 탈춤꾼들에 대한 미래가 밝다는 느낌이었다. 아무쪼록 올해는 그들이 원하는 '신명나는 춤꾼'의 삶이 가능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길 바란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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