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기 지연 운항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용객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다. 이번에도 국내 1위 여행사가 기획한 여행 상품(본지 1월 7일 자 4면 보도'1월 29일 자 5면 보도)이 문제를 일으켰다. 여행사 측은 항공사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상품 판매만 하면 끝'이라는 식의 상술이 문제라는 게 이용객들의 한목소리다.
이달 1일 결혼 25주년을 기념해 아내와 캄보디아, 베트남 여행에 나섰던 A(52) 씨는 항공사와 여행사 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화가 치밀었다. 대구공항에서 캄보디아 시엠립 공항으로 출발할 때 4시간 이상 지연 출발한 데 이어 시엠립 공항에서 대구공항으로 올 때도 4시간 가까이 늦게 이륙한 탓이다.
A씨에 따르면 이 여행사가 판매한 여행 상품은 4박 6일(2월 1~6일) 일정으로 대구공항을 출발해 대구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1인당 경비는 120만원이었고 이용객은 모두 180명이었다.
그러나 출발부터 항공기는 문제를 일으켰다. 1일 오전 8시 30분 출발 예정이던 S사 항공기는 안개가 심해 이륙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S사는 지난달 7일에도 대구공항에서 비행기 정비 문제와 승무원들의 법적 휴식 시간 보장 등을 이유로 6시간 정도 이륙을 연기해 이용객들의 불만을 산 바 있는 외국항공사다.
문제는 대한항공 등 다른 회사의 항공기 이륙에는 아무 무리가 없었다는 것. 이용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그제야 항공기는 "비행기에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없어 시엠립으로 바로 가기 힘들다. 대만 타이베이까지 가서 다시 연료를 넣은 뒤 시엠립으로 향하겠다"며 오전 10시가 넘은 시각에야 이륙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타이베이에 착륙한 항공기는 2시간 넘게 묵묵부답이었다. A씨는 "일정 지연은 당연했고 심지어 승무원 중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어 승객 중 한 명이 영어로 통역해 기내 방송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대구로 돌아오기로 돼 있던 6일에도 항공기는 말썽을 일으켰다. 시엠립 공항에서 현지시각 6일 0시 30분 출발 예정이던 항공기가 기체 수리를 이유로 이륙이 연기된 것. 항공사 측은 "오전 8시까지 수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7시간 이상 이륙이 지연될 경우 6일 오후 3시쯤 대구에 도착하게 돼 일부 이용객들의 무더기 지각은 불가피했다. 또 한 번 이용객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A씨는 "이용객들이 대체 항공 수단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항공사 측은 2대의 전세기가 있는데 나머지 1대는 인천에 있다고 답했다"며 "이용객들이 항의하자 오전 8시에 수리를 마친다던 비행기가 오전 4시 30분 수리를 완료하고 이륙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용객들이 대구에 도착한 때는 6일 오전 11시를 넘어서였다. A씨는 "이용객들이 보상 등 제반 문제를 항의할 만한 곳이 없었다. 상품 판매만 하면 끝이라는 식의 여행사와 항공사 측 태도에 신물이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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