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신뢰는 법원의 존립 근거이자 핵심 가치입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4일 취임한 최우식(56'사법연수원 11기'사진) 대구고등법원장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구고등법원의 법원장으로 부임하게 돼 개인적으로 정말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대구고법은 네 차례 근무한 곳이어서 편안하기도 하지만 재판 업무를 떠나 다시 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맡게 되니 기쁨과 설렘 못지않게 걱정도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 대구고법원장은 무엇보다 국민과의 소통을 통한 신뢰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법원이 재판을 통해 선언한 정의가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국민의 신뢰를 얻으려면 우선 신뢰받는 재판을 해야 하는데, 재판은 결론뿐 아니라 절차에 있어서도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법관들이 건전한 사고를 바탕으로 상식과 일반적인 법 감정에 들어맞는 올바른 결론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재판 과정에서 소송의 주체인 국민과 적절히 소통해야 하며 재판부 구성원들끼리도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법원을 향한 국민과 언론의 비판과 질타도 달게 받아야 한다는 게 최 고법원장의 신념이다. 법관들의 부적절한 법정 언행, 성폭력 범죄를 비롯한 강력 범죄의 양형에 대한 비판 등을 겸허히 받아들여 국민의 신뢰를 얻는 소중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
최 고법원장은 "우리 법원은 수년 전부터 국민의 신뢰를 얻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여 왔고,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국민들로부터 만족할 만한 신뢰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산 정약용 선생은 '청송지본 재어성의(聽訟之本 在於誠意) 성의지본 재어신독(誠意之本 在於愼獨)'이라고 했다. 이는 '재판의 기본은 성의에 있고 성의의 기본은 신독'이라는 뜻인 만큼 모두 다 성의를 가지고 재판에 임해야 하고 평소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 고법원장은 또 "법원의 궁극적인 임무는 법적 분쟁과 관련, 법의 정의를 통해 법적 평화를 구현하고 사회질서를 확립하는 한편 민주주의와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국민을 법과 원칙의 논리만으로 이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인 만큼 역지사지의 심정으로 당사자 입장에서 진정으로 공감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경주 출신인 최 고법원장은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1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구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했고, 대구지법 포항지원장, 울산지법원장, 대구지법원장을 역임한 뒤 법원장 순환보직제 시행에 따라 지난해 2월부터 대구고법 부장판사로 근무했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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