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의 기원은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해 들어온 후 조선 시대 중엽이다. 앞서 언급한 장류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이 많이 활성화돼 있었다. 고추가 들어오면서 바로 새로운 발효 장을 탄생시키기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오늘날 산업화의 영향으로 고추장도 상품화되면서 고추장을 활용한 한국음식의 메뉴가 늘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음식의 이미지를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고추장이 큰 몫을 하고 있다.
세계시장에서 고추장의 명칭은 'Goc hujang' 'Korean hot pepper paste' 'Fermented red paste'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고추장은 음식산업의 활성화로 인해 많은 변화와 다양한 제조법의 기술이 발달하고 있다. 이와함께 독보적인 맛을 선호하는 현대인의 생활에 쓰임새가 점차 다양해져 가고 있다.
고추의 전래 시기와 경로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지봉유설'(1614)이다. 고추는 조선 시대 선조(宣祖) 때 임진(壬辰)년에 들어와 만초, 남만초, 번초, 왜초, 왜개자, 랄가, 당초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고추장 제조에 관한 최초 문헌상의 기록은 '증보산림경제'(1767)에 '만초장'으로 기록되어 있다. 현대의 고추장과 다름없는 전분의 단맛, 고추의 매운맛, 발효 메주의 구수한 맛, 염분의 짠맛이 잘 조화되어 만들어졌다.
맛을 더 내기 위해 참깨나 건어(乾魚), 다시마를 넣어 구수한 맛을 내는 방법까지 기술되어 있다. 이후 고추장의 제조 기술은 빠르게 확산해 조선말 '규합총서'에는 고추장 메주를 따로 만드는 법과 '두부 고추장' 등이 특산물로 등장하고 있다. 경상도 함양 고추장, 전라도 순창고추장의 제조법이 수록된 것을 보면 19세기 전후에 고추장의 유명생산지가 자리 잡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추장은 우리나라 장류의 발달 과정을 비교해 볼 때 역사는 가장 짧다. 하지만 우리만의 창의성을 잘 표현한 세계 유일의 발효식품으로 한국인의 입맛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고추장은 음식의 간을 맞추는 조미료이면서 반찬으로 이용되기도 하는 특성이 있다. 고추장은 재료의 혼합 비율과 숙성 조건에 따라 맛이 좌우된다. 기본 맛은 매운맛, 단맛, 짠맛, 새콤한 맛, 감칠맛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맛의 조화를 이루는 원리는 이러하다.
고추장의 매운맛은 알칼로이드의 일종인 캡사이신이라는 휘발성 물질 때문이다. 그 함유량은 0.01~0.02%이다.
이것은 혈중으로 흡수되어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부신수질로부터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이란 물질의 분비를 촉진한다. 이들 호르몬의 대표적인 작용은 생체에서 신진대사를 향상하고 간장 또는 골격근육의 글리코겐 분해를 촉진하는 것이다. 따라서 캡사이신은 유산소 운동을 할 때 근육의 글리코겐이 분해되어 에너지대사가 일어나 지방의 연소가 일어나는 효과와 같은 기능을 하고 있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고추장의 단맛은 메주 속의 효소나 숙성 중 미생물이 고추장을 만들 때 만들어진다. 글루코오즈(포도당)와 말토오즈(맥아당-엿당)의 성분이 대부분이다.
고추장의 감칠맛(구수한 맛)은 콩 단백질이 메주나 맥아(엿기름)의 효소에 의해 분해되어 감칠맛을 이루는 여러 가지의 유리 아미노산이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고추장은 또 발효 때문에 생성되는 각종 유기산과 알코올 성분으로 만들어진 에스테르의 톡 쏘는 맛과 향기가 잘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 식품이다.
고추의 붉은 색소를 이루는 캡산틴과 카로틴이란 물질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 있다. 이 중 황색의 카로틴은 비타민 A의 효과가 있으며 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의 영양소도 들어 있다. 고추에는 비타민 C가 사과의 20배, 귤의 2, 3배로 많이 함유되어 있다. 비타민 C는 원래 열과 공기 중에 산화성이 강하여 잘 파괴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만 고추 속의 캡사이신은 비타민 C의 산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고추장 속의 비타민 C는 조리과정에도 그 손실량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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