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대구시 교육감은 최근 서촌초교 졸업식에 다녀온 소감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올해 졸업생은 6명뿐이었지만, 잔치 분위기에 행복했다며 선물로 받은 캐리커처와 졸업생, 학부모와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대구시 동구 중대동 팔공산 자락에 있는 서촌초교는 1921년 서촌강습소로 출발해 1942년에 공립학교로 승격, 9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곳이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신입생이 크게 줄면서 1999년에는 지묘초등학교 서촌분교장으로 바뀌었고, 지금 전교생은 84명뿐이다.
서촌초교는 폐교 위기에 몰렸지만 팔공산에 자리 잡은 특수성을 고려해 2011년 대구시 교육청이 '아토피 치유 행복 학교'라는 자율학교로 지정하면서 올해는 신입생이 39명이나 몰렸다. 달성군의 가창초교와 유가초교도 비슷하다. 외국어 중심 행복 학교(가창초교), 예술 중심 행복 학교(유가초교)로 바뀌면서 신입생이 늘고 있다. 폐교 위기를 창의적으로 극복한 사례다.
이러한 예는 학교 통폐합 문제가 심각한 경북 도내에도 많다. 유치원생 20명을 포함해도 전교생이 76명인 영주 이산면의 이산초교는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의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 학교 공모전에서 소나무와 함께하는 웰 리빙(Well-Living) 등 특화 프로젝트로 1위를 차지했다. 칠곡 왜관읍의 낙산초교는 경북도교육청의 지원으로 급식비와 방과후학교 강좌비를 무료로 하고, 퇴근이 늦은 학부모를 위한 자녀 돌봄 교실 운영 등으로 신입생이 늘어나면서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낮은 출산율과 농촌 공동화로 농촌 학교는 물론, 도심에서 떨어진 대도시 학교의 학생 수가 크게 줄면서 많은 학교가 폐교나 통폐합 위기다. 올해 경북 도내에서는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25개 초'중학교와 분교장이 폐교된다. 이러한 분위기는 일본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 17일 오사카 외곽에 있는 다이토 시에서는 학교 통폐합에 반대한 초교 5학년이 자살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정부의 학교 통폐합 기준은 전교생 60명 이하이다.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 나타나듯, 이 위기를 벗어날 방법은 많다. 효율성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에 대항할 방법은 교육청과 학교가 비전을 제시하고, 학부모와 동창회가 적극 동참하는 길뿐이다. 이제는 학교도 학생 스스로 찾아올 수 있는 매력을 만들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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