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소리없이 강한 질주본능…혼다 '올 뉴 어코드'

최근 혼다 코리아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올 뉴 어코드'는 8세대 모델을 풀 체인지 한 차량이다. '올 뉴 어코드'는 혼다 코리아가 사활을 걸고 출시한 모델이다. 혼다 코리아는 한때 수입차 판매 1위를 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독일차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혼다 코리아가 자동차 명가 재건을 위해 야심 차게 내놓은 '올 뉴 어코드'를 시승했다.

◆조용한 엔진음, 치고 나가는 맛 일품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올 뉴 어코드'는 2.4 EX, 2.4 EX-L, 3.5 EX-L 등 3개 트림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3.5 EX-L을 시승차량으로 정했다. 시승 코스는 중동네거리~신천대로~북대구IC~경부고속도로 경산IC~영남대~중동네거리로 잡았다.

시동을 걸자 일본차 특유의 조용한 엔진음이 귀를 사로잡았다.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엔진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풍절음도 마찬가지였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 이상을 달려도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이는 '올 뉴 어코드'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된 ANC(능동적 소음제어장치) & ASC(능동적 소리제어장치) 시스템 때문이다. ANC & ASC는 외부 소음에 대비되는 소리를 만들어 소음을 없애는 시스템이다. 쉽게 표현하면 불을 끄기 위해 맞불을 놓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노면 마찰 소음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엔진음과 풍절음은 거의 완벽하게 차단했지만 노면 마찰음은 효과적으로 잡지 못해 고속 주행 시 소음이 귀에 거슬렸다.

최고 출력 282마력, 최대 토크 34.8㎏'m를 자랑하는 엔진을 탑재한 까닭에 3.5 EX-L의 힘은 넘쳐 났다.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시원스럽게 달려나갔다. 고속도로에서는 속도계가 시속 170㎞까지 쉽게 올라갔다. 오르막에서도 가속력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한마디로 치고 나가는 맛은 일품이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의 반응은 민감하지도 않고 둔하지도 않아 균형감이 잡혀 있었다. 가속 페달의 경우 빠른 스타트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묵직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민감한 페달을 조작하느라 운전 내내 정신을 발끝에 집중시켜야 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핸들링도 자연스러웠다. 유압식을 버리고 EPS(전자식 파워스티어링)를 채택하면서 핸들은 한결 부드럽게 돌아갔다.

서스펜션(완충장치)은 다소 딱딱했다. 국도변 거친 노면을 통과할 때 노면 충격을 완벽히 흡수하지 못해 승차감이 떨어졌다. 대시보드 깊숙이 박힌 내비게이션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고 있었다. 팔을 쭉 뻗어야 할 만큼 운전석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터치하기가 불편했지만 햇빛 반사로 화면이 보이지 않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3.5 EX-L의 연비는 ℓ당 10.5㎞다. '올 뉴 어코드'는 기존 모델에 비해 무게가 줄었다. 경량화 덕분에 연비가 상승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지만 에너지효율 4등급이 말해 주듯 여전히 부족한 느낌이다.

◆정갈하고 넓은 실내 공간

외관은 기존 모델에 비해 곡선이 강조되고 한층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뒷부분이 국산 자동차를 닮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스타일은 일본 특유의 절제미와 세련미가 어우러진 모습이다. 이를 두고 혼다 고유의 색깔이 희석되었다는 반응도 있지만 튀지 않는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는 적합해 보였다.

실내는 정갈하고 아늑한 느낌 분위기를 풍긴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중앙 공간)에 어지럽게 붙어 있던 각종 버트들은 말끔하게 정리됐다. 특히 터치스크린 오디오를 적용해 조작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조작 버튼을 없애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실내 공간은 꽤 넓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 길이가 70㎜ 줄었지만 실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보한 덕분에 뒷좌석은 무릎 공간이 충분했다. 수납 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다만 조수석 앞 수납공간이 적은 것이 흠이었다.

편의 사양으로는 한국형 내비게이션과 선루프,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등이 기본으로 들어갔다. 또 혼다가 출시한 자동차로는 처음으로 LED 헤드램프가 장착됐다. 3.5 EX-L의 경우 우측 사각지대를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보여주는 레인와치(Lane Watch) 기능이 추가되어 있다. 우측 방향지시등을 켜거나 별도로 마련된 버튼을 누르면 우측 사이드미러 하단에 달린 카메라로 사각지대를 찍어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보여준다. 초보 운전자들에게 상당히 유용한 장치다. 국내 판매 가격은 2.4 EX 3천250만원, 2.4 EX-L 3천490만원, 3.5 EX-L 4천190만원이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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