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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대수의 풀어 쓴 풍수] 얼풍수 반풍수가 집안 망친다?

풍수사가 되려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의사가 잘못하면 한 사람의 생명을 죽이지만 풍수사는 한 가정을 망친다. 혈(穴) 자리를 잘못 잡아 물이 나면 3년 공부를 더 하라했다. 용(龍) 공부 3년에 혈(穴) 공부 10년이라고도 했다. 그만큼 풍수사가 어려운데 대충 알고 겁 없이 하다가는 먼저 해(害)가 본인이 받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형기법(形氣法)은 자연의 상태를 잘 보아야 하지만, 이기법(理氣法)은 역량(力量)껏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같은 좌의 쌍분도 분금에 차이가 있고 또 두려운 것은 공망이다. 명리학(사주)에는 공망이 좋은 점도 있지만 땅에는 명당자리도 공망이 되면 발복은 없다. 풍수전문가가 되려면 명리학도 알아야 한다.

기존의 삼합풍수(三合風水)가 있고, 현재는 현공풍수(玄空風水)를 많이 선호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법을 배합하여 볼 줄 알아야 한다. 삼합풍수는 한 번 묘를 쓰면 끝까지 그대로 보고, 현공 즉 삼원풍수는 20년 주기로 지운을 본다. 다음은 얼풍수를 나열해보자. 1. 손가락으로 육갑만 짚을 줄 아는 풍수를 육갑풍수. 2. 흉지만 잡아주는 풍수를 저승사자 풍수. 3.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풍수를 광풍. 4. 툭하면 명당을 잡았다고 허풍 치는 풍수를 뻥풍. 5. 지나치게 물형(物形)에 집착하는 풍수를 물풍. 6. 지나치게 용맥만을 강조하는 풍수를 맥풍. 7. 말도 하지 않고 눈만 껌벅이는 풍수를 먹풍. 8. 이론적으로만 해박하고 실무에 어두운 안방풍수. 9. 이론과 논리가 없이 자신의 경험에 의한 실무만 아는 작대기 풍수.

이번에는 풍수사의 단계를 보자. 풍수사를 지칭할 때 속안 또는 범안, 법안, 도안, 신안이라고 한다. 1. 속안(俗眼=凡眼)은 상식적으로 풍수를 이해하는 수준으로 주산, 현무, 청룡, 백호, 안산, 조산 등을 분별할 수 있는 단계다. 2. 법안(法眼)은 태조산, 중조산, 소조산, 현무를 거치는 행룡(行龍) 과정과 결혈(結穴)의 이치를 음양오행의 법칙으로 파악할 수 있는 단계다. 이법론에 정통하여 용혈사수를 보고 이법에 맞추어 좌향을 정확하게 놓을 수 있는 수준의 풍수사다. 3. 도안(道眼)은 법에만 의존하지 않고 산세를 보면 진혈지를 찾을 수 있는 풍수사이다. 예를 들면 도선국사나 무학대사 같은 풍수 도사들이 도안의 경지에 이른 풍수사다. 4. 신안(神眼)은 귀신의 눈을 가졌다는 풍수사를 말한다. 요즈음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자들이 자신이 신안이라고 과장하여 스스로를 광고하는 데 진짜 신안은 세상에 나오지 않는 법이다. 풍수사를 하려면 2번 법안(法眼) 정도는 알고 하여야 한다.

진대수(풍수가·수필가(jds36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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