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오는 4월 서울 노원병 선거구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하기로 함에 따라 민주통합당이 대응 방안을 두고 고심에 빠졌다. 독자적으로 후보를 낼지 아니면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졌던 신세를 갚을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서울 노원병 선거구는 국회의장이었던 임채정 전 열린우리당 의원과 노회찬 전 진보정의당 의원이 당선되는 등 야당세가 비교적 강한 곳이다. 지난해 4'11 총선 당시에는 야권연대의 일환으로 통합진보당 후보가 결전에 나선 지역이다.
먼저 독자후보를 출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은 '민주당이 원칙에 입각한 정도(正道)를 걸어야 국민들의 믿음을 회복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추후 단일화 과정을 거칠지언정 제1야당으로서 공직선거에 후보자를 공천하는 기본적인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이동섭 민주당 서울 노원병 위원장은 "노원과 인연도 없는 안 전 후보가 노원병에서 출마한다고 해서 민주당이 쉽게 포기하는 것은 노원 주민들을 기만하는 일"이라며 "안철수 및 새누리당 후보에게 승리해 민주당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전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야권 단일 후보직을 양보한 안 전 후보가 직접 출마를 하는 이상 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보는 의견도 적지 않다.
안 전 교수 측과의 향후 연대 가능성은 물론 야권 분열에 따른 새누리당의 '어부지리'(漁父之利)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통 큰 양보를 주장했던 민주당이 이제 와서 구구한 변명을 다는 것은 곤란하다"며 "어떤 경우에도 새누리당에 의석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제로 공천 문제를 다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인 민병두 의원은 "두 의견에 대해 모든 얘기를 듣고 있다"며 "조만간 논의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정의당과 통합진보당은 후보를 공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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