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부모와 자녀의 말싸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말로는 애들을 못 당한다."

부모들이 흔히 하는 푸념이다.

부모들은 마땅히 자녀가 해야 할 일 혹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다 싶어서 말하지만, 아이들은 나름의 논리로 반박하기 일쑤다. 조목조목 맞는 말이기는 한데, 그 말대로 다 들어주었다가는 큰일 나겠다 싶을 때가 있다. 그래서 '안 된다' 혹은 '네가 해야 한다'고 강하게 말하면 '납득할 수 없다'고 버틴다. 애써 설명하지만, 빈틈이 있기 마련이고 아이들은 그 빈틈을 파고들기 일쑤다.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말싸움으로 번지는 것이다.

아동 문제 전문가들은 줄기차게 자녀와 대화를 강조한다. 진지하게 들어주라. 평정심을 유지하라. 장황하게 이야기하지 마라. 자녀의 말이 이치에 맞지 않더라도 융통성을 발휘해서 일정 부분 들어주라.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좋은 결정을 내리도록 조언하라. 자녀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라. 맞는 말이다.

그러나 원활한 대화의 책임이 부모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부모에게 먼저 말 한마디 건네지 않다가 부모가 한마디 하면 짜증부터 내는 아이들도 있다. 온 세상이 부모의 태도만 문제 삼으니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아이들도 많다. 서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자신을 이해해 줘야 한다고 믿는 아이들도 있다.

대화에 임하는 바람직한 부모의 태도가 있다면, 바람직한 자녀의 태도도 있다. 자녀 역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자주, 더 많이 이야기해야 한다. 부모가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신뢰부터 쌓아야 한다. 특히 부모와 대화를 할 때는 불만이 있더라도 존경심을 갖고 경청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부모와 자녀가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었음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합리적일지 모르지만 부모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 경험이 많고 세상을 더 잘 알기 때문이고, 자녀를 나쁜 방향으로 이끌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설령 그 판단이 잘못으로 판명될지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부모와 자식의 의견이 대립할 때 늘 논리에서 이기는 쪽을 따르겠다면 부모는 직무를 유기하는 셈이다. 세상에는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있고, 논리적이지 않다고 해서 반드시 틀린 것도 아니다. 게다가 사람살이는 재료를 넣으면 그에 합당하는 결과가 반드시 산출되는 공장의 생산 라인도 아니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1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55%로 직전 조사 대비 1% 하락했으며, 부정 평가는 36%로 2% 증가했다. 긍정적...
금과 은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수익률이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실물시장 공급 부족으로 급등하며, 국내 'KODEX 은선물 ET...
방송인 박나래와 관련된 '주사이모' 불법 의료행위 논란이 확산되며, 유튜버 입짧은햇님이 직접 시인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입짧은햇님은 '주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