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만 터져 나오는 바뀐 'KTX 요금' 할인제도

전국적으로 KTX 이용객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코레일이 할인제도를 대폭 손질한 이유는 무엇일까. 제도 변경 전 비즈니스카드 등 할인카드를 대량 구매해 열차 티켓을 대신 발행하고 중간에서 부당 이익을 취하는 일부 업자들 때문에 손실이 막대했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할인카드 승차권 할인액만 1년에 500억원을 넘어섰다는 것. 코레일 여객마케팅처 관계자는 "예전 시스템은 할인카드를 가진 고객 모두가 KTX 30% 할인을 받는 것이 아니라 열차마다 할인 적용이 되는 좌석 수가 한정돼 있었다"며 "수십 개의 할인카드를 발급받은 뒤 대신 예약해 주고 할인액을 챙기는 이들 때문에 순수한 목적으로 할인카드를 구입해 사용하는 회원들이 할인 좌석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파격가 할인' 제도는 최대 15만원을 주고 할인카드를 구입한 소수에게 집중된 할인 혜택을 다수에게 분산시키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동반석 폐지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코레일은 2004년 '테이블석'으로 출발한 동반석의 원래 목적이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을 KTX로 끌어오기 위한 유인책이었다는 것. 코레일 측은 "동반석 이용자를 보면 가족들보다 온라인 KTX 카풀 사이트를 통해 만나 타고 가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원래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가족愛카드를 소지한 가족들이 40% 할인 혜택을 보도록 했고 KTX 일반 좌석도 20%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승객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KTX를 자주 타는 승객들에게는 실질적인 요금 인상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 한 달에 세 번 정도 서울을 찾는 직장인 김민우(28'대구 수성구 만촌동) 씨는 "KTX 요금이 비싸서 동반석 티켓을 사서 함께 갈 사람들을 모집하는 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다 찾아서 했지만 지금은 갈 때마다 제값을 다 낸다"며 "이제는 동반석 할인 혜택마저 사라져 주변인들은 서울 갈 때 서너 명씩 모여 '차 카풀'을 하기도 한다. 서울 갈 때 KTX를 자주 타는 승객 입장에서 바뀐 할인 제도는 진짜 최악"이라고 비판했다.

가족 단위의 승객들도 바뀐 할인 제도의 장점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시댁이 대구인 배하나(31'여'대전시 동구 가양동) 씨는 "명절이나 지인들의 결혼식이 있을 때 세 식구가 KTX를 자주 탄다. 가족愛카드를 만들려고 해도 연회비 4만6천원을 내야 하는데다 정작 자주 KTX를 이용하는 명절에는 할인이 안 된다고 하니 가입비 없이 37.5% 할인을 받았던 예전의 동반석이 더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획취재팀=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황수영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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