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문화 세상] "한국 경찰로서 자부심"…경산경찰서 외사계 피티옥란 경장

결혼이주여성으로 외국어 전문요원 특별채용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산경찰서 외사계에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피티옥란 경장.
결혼이주여성으로 외국어 전문요원 특별채용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산경찰서 외사계에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피티옥란 경장.
베트남 출신 경산경찰서 외사계 피티옥란 경장이 결혼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꽃가게 플라워 이음에서 결혼이주여성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베트남 출신 경산경찰서 외사계 피티옥란 경장이 결혼이주여성들이 운영하는 꽃가게 플라워 이음에서 결혼이주여성들과 상담을 하고 있다.

"결혼과 함께 한국인으로 귀화해 대한민국 경찰관으로 살아가는 것에 행복하고,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돕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합니다."

외국어 전문요원 특별채용(외사특채)으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산경찰서 외사계에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피티옥란(32'여) 경장.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80㎞ 정도 떨어진 타이빙성 출신인 피티옥란 씨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TV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을 알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됐다. 국립하노이대학에서 한국어학과를 전공한 것도 한국을 더 알고 싶고, 한국에 꼭 가보고 싶어서였다.

그는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 기업에 직장을 얻었다. 2002년 10월 한국에 들어와 TV브라운관을 만드는 구미 오리온금속에서 베트남 연수생 관리와 통역사로 취업을 했다.

한국에서 근무하면서 2006년 결혼, 아들(8)도 태어나고 시아버지도 모시고 사는 등 행복한 가정을 이뤘다. 결혼 후 삼성전자 구미공장에서 베트남어 통'번역과 강의를 했다. 2009년 말에는 한국인으로 귀화를 했다.

"직장생활을 몇년 하면서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생활하는지에 대한 회의감도 생기고 생각도 많아졌어요. 일반 기업에서 느낄 수 없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공무원이 되어야 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어요. 새로운 목표가 생긴 셈이죠."

그는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면서 자신처럼 한국에 이주해 온 결혼이주여성들을 돕고 한국에서 오래 잘 살면서 내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으려면 공부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경북대 대학원에 진학해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구미에서 학교가 있는 대구를 오가면서 학생으로, 주부로, 엄마로, 며느리로, 직장인으로 열심히 살면서 경찰시험 준비를 했다. 2011년 12월 시험에 응시해 당당히 합격했다.

그녀의 업무는 관내 외국인 동향을 파악하고 그들을 돕는 일이다. 결혼이주여성이나 이주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생활법률과 범죄예방 교육을 하고, 외국인 범죄에 대한 수사를 돕는 일이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출신국별 자조모임, 이주노동자 모임 등에 참석해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도움을 준다. 이렇게 발을 넓혀 놓아 이제는 수시로 외국인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나 문자가 자주 온다.

그는 "이제 저를 만나면 심리적으로 안심이 되고, 많은 도움이 된다며 '언니 너무너무 고마워요'라고 감사의 인사말을 건넬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피티옥란 씨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도, 시아버지도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경찰관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것에 기쁨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더 자랑스런 경찰관이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 결혼이주여성이나 근로자, 유학생들을 도와주고 이들이 가까이 다가올 수 있는 친절하고 책임감 있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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