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봄철 눈병

봄철에 반려견들이 산책을 나갔다가 먼지나 꽃가루가 눈에 들어가 알레르기성 눈병이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알레르기성 눈병은 결막이 심하게 충혈되고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해 충혈이 되고 좀 더 진행이 되면 각막궤양을 유발할 수 있다.

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으면 얼음찜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동물병원에 가서 진찰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반려견은 안검(눈꺼풀)이 3개가 있다, 사람은 상하 안검이 있는데 비해 개는 상하 안검 사이에 제3안검이라는 안검이 하나 더 있다.

제3안검에는 임파선이 존재해 눈에 세균이 감염되거나 자극 시 부종이 생긴다. 부종이 되면 제3안검 밖으로 튀어나와 내안각에 붉은 결막이 자라 나오는 것 같이 보인다. 이것을 체리 아이(cherry eye)라고 부른다. 이것이 튀어나오면 시야에 장애를 받아 눈을 심하게 비비게 된다. 대부분 양측성으로 탈출이 된다. 동물병원에 가면 교정이 가능하다. 안약을 구입해 치료를 하면 일시적인 효과는 있으나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말티스, 치와와, 시츄, 혼합종에서 잘 발생한다.

두 살 된 시츄가 눈에 붉은 것이 자꾸 자라나와 내원했다. 털 관리가 안 되어 털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눈곱이 많이 끼고 눈에 체리 아이가 자라 나와서 눈을 반쯤 덮고 있었다.

눈을 많이 긁어 각막 손상이 의심 되어 마취를 한 후 검사를 했다. 눈 주변의 털을 모두 깎고 눈을 깨끗하게 세척한 후 소독을 했다. 눈을 검사하니 각막이 조금 손상돼 있었다. 천만다행이었다. 눈을 조금만 더 긁었다면 각막에 심한 손상이나 천공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체리 아이는 수술로 제거하고, 각막 손상은 약물로 치료해서 칼라를 쒸워 눈을 긁지 못하게 했다. 다음 날 보니 약간의 눈곱은 끼었으나 눈 상태는 많이 호전되었다.

반려견의 눈은 사람보다 훨씬 크다. 그래서 안과 질병이 많은 편이다. 눈 주변 털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털이 자라면서 안구를 자극해 눈물을 많이 흘리게 돼 결막에 염증을 유발하여 결막염이 잘 발생한다. 눈썹이나 털이 각막에 손상을 줄 경우에는 각막염이 생길 수 있다.

지속적인 자극이 계속될 경우 만성표제성 각막염으로 진행된다. 각막에 멜라닌 색소가 침착되어 각막을 덮을 경우에는 시력에 장애를 받고 심한 경우에는 시력을 상실할 수 있다.

반려견은 눈을 긁는 경우가 많다. 눈에 이상이 있으면 보호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이럴 경우 보호자는 즉시 눈에 얼음팩을 해주어야 한다. 심하면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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