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이책!] 왜 책을 읽는가

왜 책을 읽는가/샤를 단치 지음/임명주 옮김/이루 펴냄

책을 쓰는 일을 업으로 가진 작가가, 그것도 시 소설 에세이 각 분야에서 프랑스 국내 문학상을 모두 수상한 작가가'왜 책을 읽는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졌다.

이 책은 그의 깊은 사색과 빛나는 지혜를 담아낸 유쾌하고 진지한 독서론이다. 프랑스 문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진 이 책은 고전에서 뱀파이어 소설, 문학과 외설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 대가들의 대표작, 일반적인 독서 형태까지 거침없이 이어진다.

저자가 내놓은 답은 심오하고 원대하다. 독서를 통해 소멸과 죽음에 맞서 불멸에 이르는 것. 인간은 누구나 유한한 인생을 산다. 하지만 작가의 열정과 노력으로 탄생한 걸작들은 그 가치를 아는 위대한 독자들 덕분에 불멸의 생명력을 이어왔다. 위대한 독자들이 있기에 불멸의 걸작들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탄생할 것이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이다. 그러므로 저자에게 독서란 작가와 독자가 한편이 되어 죽음에 맞서 벌이는 투쟁이자 불멸을 지향하는 행위인 셈이다. 이 얼마나 비장하고 아름다운 독서 예찬인가.

저자는"독서는 그 어느 것에도 봉사하지 않는다. 그래서 독서가 위대한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독서가 우리를 구출해줄 구세주가 될 자격을 갖추었는지도 모른다. 책이 우리네 삶과 동떨어져 있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책은 인생 그 자체다. 진지하고 난폭하지 않은 삶, 경박하지 않고 견고한 삶, 자긍심은 있되 자만하지 않는 삶, 최소한의 긍지와 소심함과 침묵과 후퇴로 어우러진 그런 삶이 바로 책이다. 책은 실용주의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초연히 사유의 편에 서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도 하다"고 예찬론을 늘어놓는다. 288쪽, 1만3천800원.

한윤조기자 cgd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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