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강 산대저수지 제방 붕괴, 상가 20여 채 침수

물·토사 16만t 마을 덮쳐…주민 7천여 명 대피, 차량 20여 대도 \

12일 오후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산대저수지의 둑 일부가 붕괴해 터진 둑 사이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12일 오후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 산대저수지의 둑 일부가 붕괴해 터진 둑 사이로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다.

12일 오후 2시쯤 경주시 안강읍 산대저수지의 제방이 일부 붕괴해 농경지와 차량, 주택, 상가들이 침수됐다.

무너진 제방은 전체 둑길이 210m, 높이 12.2m 중에서 중간 지점인 가로 15m, 세로 11m 부분이다. 둑 유실로 저수량 24만6천t 가운데 3분의 2가 넘는 16만t이 인근 지역으로 쏟아졌다.

물과 토사가 쏟아지면서 농경지 2ha가 침수되거나 유실됐고, 차량 20여 대, 상가 20여 채가 침수됐다. 국도 28호선도 침수로 한동안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다. 물이 논'밭 등 광활한 지역으로 분산됐고, 대부분 안강종합운동장 방향으로 흘러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주시는 둑이 터진 후인 오후 2시 50분쯤 인근 주민 7천300여 명을 산대초등학교로 대피시켰다. 100여 명은 어린이집과 상가 등으로 대피했는데, 대피령은 밤늦게 해제됐다. 경주시는 물이 거의 빠져나간 오후 6시쯤 공무원 260여 명과 덤프트럭, 굴착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제방을 응급복구했다.

붕괴사고는 저수지 물이 빠져나가는 용수로 주변이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용수로는 둑에서 논밭으로 물이 이동하는 통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둑 아랫부분에 콘크리트로 설치된 용수로 주변의 흙이 유실되면서 생긴 구멍이 점점 커지면서 둑이 터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대저수지는 모내기에 대비해 물을 가두면서 저수율이 90%가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둑은 사고 한 달 전부터 붕괴 조짐을 보인 것으로 드러나 관리소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13일 진행된 정기점검에서 부분 침하와 균열, 누수, 세굴, 침식 등의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났다는 것. 산대저수지의 안전종합평가는 D등급이었다. 특히 둑의 사석과 석축, 물넘이 콘크리트 등에서 부분 침하와 균열 등이 발견됐다.

그러나 한국농어촌공사는 산대저수지를 정밀안전진단 대상지로 분류했지만, 정밀진단이나 보수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산대저수지는 50여 년 전인 1964년 축조됐다. 경찰은 저수지 안전 관리책임자를 조사해 관리 소홀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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