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매모호한 安'때문에 속타는 민주당

내심 입당 바라지만 거취 여전히 안갯속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앓이'에 빠졌다.

4'24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 후보와의 관계 설정 때문이다. 특히 현재 판세대로라면 안 후보가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의 고민은 더 크다.

야권 한 관계자는 "안 후보의 당선은 단순히 초선 국회의원 한 명이 늘었다는 차원이 아니라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새 정치를 갈구하는 정치세력이 원내에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안철수 신당설'까지 나돌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양당 구도를 이뤄온 민주당 입장에선 강력한 도전자를 만나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의 국회 입성과 '안철수 신당'이 가시화할 경우 당장 올해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선 안 후보가 당선된 이후 민주당 입당으로 이어지는 시나리오를 내심 바라고 있다. 민주당이 안 후보가 출마한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에 고심 끝에 후보를 내지 않은 것으로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안 후보의 반응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계속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이달 8일 인터뷰에서는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지만, 이후 인터뷰에선 "정당 입당을 말한 적도 없고, 현재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의 이런 태도에 민주당은 애가 달았다. 대선 이후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여온 당 입장에서 안 후보의 참여는 큰 활력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내에서는 '당근'과 '채찍' 양면 전략을 펴고 있다.

민주당 대표 경선에 나선 김한길 의원은 1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철수 후보 개인을 우리가 너무 쳐다볼 것이 아니라 안 후보에게 박수치고 기대는 유권자들을 봐야 한다"며 "그분들(안철수 지지세력)을 분석해 보면 원래 민주당을 지지했던 분들이다. 우리가 새로운 민주당, 정상적인 정당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당이 되면 상당수를 다시 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안 후보 개인이 아니라 안 후보에게 박수치고 있는 분들을 우리가 다시 껴안을 수 있을 때 안 후보의 선택도 여지가 넓지 않다"고 했다. 민주당 혁신을 통해 우선 '안철수 세력'을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안 후보의 민주당 입당이나 정치적 연대를 도모하자는 것으로 읽힌다.

반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안 후보가) 애매모호성을 유지하는 게 현재 재'보궐선거에는 전략적으로 유리하겠지만 지도자라면 명확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히는 게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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