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저성장'저금리시대 가장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값이 폭락하고 있다. 앞으로 금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물 금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9.3% 폭락한 온스 당 1,361.10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낙폭으로는 1980년 이후 33년 만에 최대 규모다. 국제 금값은 12일에도 4% 넘게 하락했다. 불과 2거래일 만에 온스 당 1천500달러대에서 1천300달러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특히 2011년 9월 장중 고점을 찍었던 1,924달러와 비교하면 30% 정도 빠진 셈이다.
국제 금값 하락으로 국내 금시세도 떨어지고 있다. g당 국내 금값은 12일 56,535.26원에서 15일 50,990.03원, 16일 오후에는 49,247.18원으로 하락했다.
◆왜 떨어지나
국제 금값 하락의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중국의 경제상장률 둔화와 키프로스의 금 매각 조치가 꼽히고 있다. 세계 최대의 금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금 소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금값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 중국 국가통계청에 따르면 올 1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7.7%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시장 예상치 8%를 밑도는 것으로 중국 경제가 점차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기를 겪고 있는 키프로스의 금 매각도 금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로존 국가인 키프로스 정부는 금을 팔아 현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앞다퉈 금값 전망을 낮춘 것도 금값 하락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두 차례에 걸쳐 금값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프랑스은행 소시에테 제너럴은 금시세가 단순히 떨어지는 정도가 아니라 폭락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 씨티그룹도 원자재 등 상품시장의 장기적인 호황은 끝났다고 전망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금값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이다. G2(중국'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좋지 않아 원자재 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1천200달러대로 폭락 가능
금값이 앞으로 1천200달러대까지 폭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너럴은 금값이 지난 몇 년간 1천500∼1천522달러를 유지해 왔지만 1천265달러까지 주저앉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덴마크의 삭소 뱅크 원자재 전략 책임자 올레 한센은 "현 상황에서는 1천300달러가 핵심 지지선이라고 생각된다"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예고했다.
원자재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로저스홀딩스의 회장 짐 로저스도 "금값 조정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충분히 더 떨어진 후에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금값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국내 전문가들도 금값 하락세가 조만간 반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손동현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금값 하락 추세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현재로서는 상승 반전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값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석진 동양증권 연구원은 "금값은 당분간 조금 더 하락하겠지만 바닥에 접근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긍정적 입장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
금값이 폭락하면서 뉴욕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15일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79%(265.86포인트) 급락한 14,599.20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금값 하락이 국내 증시에는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고려아연, 풍산 등 금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 이를 반영하듯 16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9% 오른 1,922.21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고려아연 주가는 11일 341,000원에서 12일 331,500, 15일 285,500원으로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같은 기간 풍산 주가도 27,100에서 25,950, 24,650원으로 떨어졌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고려아연, 풍산 등은 금값이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동되기 때문에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 시장에 대한 우려가 당장 현실화되진 않을 것으로 보여 주식 시장을 걱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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