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삼성 라이온즈의 새 외국인 투수 밴덴헐크의 봉인이 풀렸다.
196cm의 네덜란드 용병 밴덴헐크가 17일 포항야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국내 무대 데뷔전을 가졌다. 삼성은 상대 타자들을 압도할 '파워 볼러'를 기대하며 14승(3패) 투수 탈보트까지 내보내고 데려온 밴덴헐크. 어깨 통증 때문에 시범경기를 건너뛰고 시즌 12경기째 만에 얼굴을 내민 그의 첫 등판 성적표에는 몇 점이나 매겨졌을까.
밴덴헐크는 이날 SK 타선을 맞아 6이닝 8피안타 1볼넷 3실점 하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실점 이하'QS)를 했다. 3대3이던 6회 마운드를 내려와 승패를 기록하진 않았다. 삼성은 엎치락뒤치락하는 승부를 펼친 끝에 SK를 11대5로 눌렀다.
일단 밴덴헐크는 첫 등판서 QS를 해 국내 무대 연착륙의 신호탄은 쐈다. 101개의 공을 던진 밴덴헐크는 직구(42개), 투심(23개), 슬라이더(17개), 커브(10개), 체인지업(9개) 등 다양한 공을 선보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3km까지 찍었다. 특히 투심은 타자 앞에서 일어나는 심한 볼끝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삼진을 9개나 잡아낸 게 이를 뒷받침한다. 3개는 헛스윙(낫아웃 포함)을 유도했고, 6개는 정확한 로케이션으로 타자를 꼼짝 못하게 했다.
그러나 삼성이 원하는 파워 볼러가 되려면 보강해야 할 부분들도 눈에 띄었다. 우선 피안타율. 낮게 제구한 공을 SK 타자들이 잘 받아쳐 안타를 만든 게 있었으나 그래도 6회까지 5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낸 점은 '강한 인상'을 남기기엔 부족했다.
1회 안타 1개, 2회 선두타자 안타, 3회 3루타 포함 연속 3안타로 2실점, 4회 연속 2안타로 1실점, 6회 1안타 1볼넷을 내줬다. 특히 3회에는 2사 후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한 부분은 아쉬움이 크다. 끈질기게 승부를 걸어오는 타자들과의 승부서 안타를 내준 점, 언제든 실점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심어줬다는 점은 에이스가 갖춰야 할 덕목 부분서 그다지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투구 수 조절도 아쉽다.
삼성 허삼영 전력분석원은 "크로스 스텝이어서 오른쪽 타자에게 직구가 위협적이다. 변화구의 각도 좋다. 한국타자의 습성을 잘 파악해 강약 조절을 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밴덴헐크는 "직구가 괜찮았다. 6이닝을 던지며 조금 피곤했지만, 한국 첫 피칭을 무사히 마쳐 행복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역전, 재역전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어깨 통증으로 겨우내 재활훈련에 전념, 시즌 첫 등판에 나선 SK 김광현을 상대로 2회, 신명철의 희생플라이, 포수 조인성의 포일, 배영섭의 적시타를 묶어 3점을 얻으며 앞서갔다. 하지만, 3회 SK 한동민에게 주자 1,3루서 우중간 3루타를 맞으며 2실점 한 뒤 3회에도 SK 조인성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아 3대3 동점을 만들어주면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밴덴헐크, 김광현 두 팀의 선발투수가 내려가면서 펼쳐진 2라운드서는 SK가 먼저 한발 나아갔다. 삼성은 7회 바뀐 투수 안지만이 볼넷과 희생번트에 이어 최정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자 삼성도 7회말 공격에서 SK의 바뀐 투수 최형필과 윤길현을 상대로 배영섭의 적시타와 이승엽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뽑으며 단번에 역전했다. 삼성은 8회 2사 3루 때 마무리 오승환을 올려 경기를 끝내려 했지만, 대타 박진만에게 우전 적시 동점타를 맞아 승부는 다시 원점. 삼성은 포항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8회 진갑용의 역전 결승 적시 2루타로 힘겨운 승부를 가져온 뒤 이승엽이 3점 홈런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한화는 대전에서 NC를 4대3으로 누르고 13연패 뒤 2연승을 질주했다. 광주에선 KIA가 LG를 9대4로 눌렀고, 넥센은 사직에서 연장 승부 끝에 롯데를 4대2로 꺾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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