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봄철 전염병

날씨가 포근해지고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서 반려견들의 야외활동이 빈번해지고 있다. 예방접종이 안 된 반려견이나 아직 면역 형성이 안 된 어린 동물이나 예방접종 중인 반려견은 야외활동 중 바이러스성 전염병에 걸릴 수 있다. 산책 중에 낯선 동물과 접촉을 피해야 하고 다른 개의 배설물에 가까이 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산책을 한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시키거나 거품세정제로 발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 좋다.

어린 반려견의 제일 문제가 되는 전염병은 파보바이러스성 장염과 홍역이다. 치사율이 제일 높은 전염병이다. 이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염된 개와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그리고 감염된 개의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겨울철에 땅속에 있다가 봄철 기온 상승으로 밖으로 나와 전염병을 전파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번식장의 경우 봄철에 파보장염이나 홍역이 발생하면 어린 개의 70% 이상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전염병은 어린 개들에서만 문제가 된다. 파보장염은 10개월 미만 자견에 발생해 치사율이 높고, 1년 이상 된 성견은 치사율이 10% 미만이다. 홍역은 예방이 안 된 경우에는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다.

파보장염의 초기 증상은 식욕 결핍과 구토, 설사 등이다. 조금 더 진행되면 설사로 인해 심한 탈수가 일어나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병의 진행 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말기에는 검붉은 혈변과 함께 빈혈과 영양실조, 전해질 불균형이 오게 된다. 심하면 장점막이 탈락되어 장의 내독소들이 흡수되어 패혈증으로 사망한다.

동물병원에 가면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키트가 있다. 생후 2, 3개월 된 강아지가 식욕이 없고 구토를 하면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혈변을 보고 탈수가 심해 패혈증으로 진행되면 대부분 사망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치료할 수 있어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파보장염은 소화기계 질병이고, 홍역은 호흡기계 질병이다. 파보바이러스는 분변을 통해 배출된다. 홍역은 기침을 통해 바이러스가 배출되는데, 초기 증상은 기침과 수양성 콧물이 나온다. 진행이 되면 눈곱이 끼고, 농액성 콧물로 바뀌고 열이 난다. 급성인 경우 음식을 먹지 못하고, 심한 기침과 농액성 콧물, 폐렴으로 진행되어 사망한다.

홍역은 증상이 다양하다. 호흡기형은 기침과 콧물, 폐렴 증상이 나타나고 결막염형은 눈곱이 많이 끼고 결막이 충혈된다. 피부병형은 서혜부에 화농포가 생기고, 발바닥이 딱딱해지는 경척증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소화기형도 나타난다, 최근에는 홍역은 소화기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호흡기계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말기인 신경형이 있다. 바이러스가 신경에 침투해 발작과 경련을 일으키게 한다. 뒷다리가 흐느적거리는 무도병이나 지속적인 경련은 홍역이 치유되어도 장애로 남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치료 해야 예후가 좋은 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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