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의 바퀴가 터지는 사고(본지 18일 자 5면 보도)가 잇따르면서 승객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 시내버스 회사들이 안전성이 떨어지는 재생타이어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 시내버스 업체들은 재생타이어를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준공영제에서 산정되는 타이어 원가가 비현실적으로 낮은 수준이라는 게 그 이유다.
대구 시내버스 업체들이 차량 뒷바퀴에 재생타이어를 써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상대적으로 값이 싸기 때문이다. 시내버스 바퀴가 터질 때마다 뒷바퀴만 터지는 까닭이다. 정품 타이어 가격은 개당 40만~45만원. 반면 재생타이어는 정품 가격의 절반 수준이다. 재생타이어는 품질에 따라 A'B급으로 나뉘는데 A급은 20만~25만원, B급은 15만~20만원 선이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는 재생타이어 중에서도 품질은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버스노동조합 관계자는 "업체 대부분이 법적으로 사용이 허용된 뒷바퀴에 재생타이어를 장착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폐기해야할 정도로 닳은 타이어를 교체하지 않고 버젓이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등록된 시내버스는 1천658대. 버스업계에서는 대구 시내버스 전체가 뒷바퀴에 재생타이어를 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산술적으로 버스 1대당 뒷바퀴가 4개이기 때문에 약 6천 개 이상의 재생타이어가 사용되는 셈이다.
재생타이어의 안전성이 떨어지는 데는 이유가 있다. 노면에 닿는 부분에만 고무를 덧대 재활용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타이어 내부에 있는 철심 등의 내구성은 떨어질 수 있어 도로 여건에 따라 파열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품질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재생타이어 사용은 불법이 아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는 앞바퀴 타이어만 정품을 쓰도록 규제하고 있을 뿐 뒷바퀴 타이어는 재생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시내버스 업체들도 할 말은 있다. 타이어의 표준운송원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재생타이어를 찾는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최근까지 타이어 재료비는 대당 일일 2천800원 선으로 1년(365일)으로 환산하면 100만원 정도. 버스 1대당 바퀴가 6개(앞바퀴 2개, 뒷바퀴 4개)이기 때문에 결국 연간 타이어 1개의 원가는 17만3천원 수준이다. 타이어 수명이 6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원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이 시내버스 업체들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대구시 대중교통과 관계자는 "표준운송원가는 업체들이 실제 타이어 구입에 사용한 비용을 바탕으로 이듬해 반영되기 때문에 곧 현실화 될 것"이라며 "시민 안전을 위해 우선 다음 주부터 타이어 마모도와 균열 여부, 못 등 이물질이 박혀 있는지에 대해 모든 시내버스 업체를 대상으로 점검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복 시민교통안전협회 대표는 "시내버스 타이어가 터지는 사고는 사용기간이 지났거나 등급이 낮은 재생타이어의 사용과 과열, 연료탱크의 무게 등이 원인이 돼 발생한다"며 "불량 재생타이어 사용을 줄이고 열을 식히는 장치를 버스에 장착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면 타이어 펑크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