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국내 은행들의 올 1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의 올 1분기 당기 순이익은 80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당기 순이익에 비해 7.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가장 큰 폭의 당기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는 곳은 하나금융지주다. 올 1분기 하나금융지주의 당기 순이익은 3천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72.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외환은행과 우리금융지주도 전년 동기 대비 올 1분기 당기 순이익이 40% 이상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외환은행의 경우 41.77% 감소한 1천828억원, 우리금융지주는 40.72% 줄어든 4천23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낼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또 기업은행은 32.67% 하락한 3천172억원, 신한금융지주는 32.37% 감소한 5천875억원, KB금융지주는 21.86% 줄어든 4천742억원, BS금융지주는 7.48% 감소한 1천15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올 1분기 올릴 것으로 추정됐다.
은행권의 실적 부진은 저금리'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대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순이자 마진(금융기관이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에서 자금조달 비용을 뺀 금액을 운용한 자산총액으로 나눈 수치)이 하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1분기 하나금융지주는 외환은행 인수로 9천5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하이닉스 매각으로 4천500억원의 차익을 거두는 등 단발성 요인 덕분에 당기 순이익이 급증했지만 올해는 특별 요인이 사라지면서 당기 순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해졌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은행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자 수익이 감소하면서 올 1분기 은행권의 영업 실적이 악화되었다. 하지만 2분기부터는 실적 지표가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이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은행권을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는 국내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코스피 지수는 실적 우려감을 떨쳐내지 못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1일 1,949.80로 거래를 마감했던 코스피 지수는 12일 1,924.23로 25.57포인트(p) 하락한 뒤 15일에도 1,920.45로 내려 앉았다. 특히 18일에는 코스피지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3.78p 내린 1,900.0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작원 동부증권 범어지점장은 "북한 리스크, 엔저 등의 압박 요인은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현재 국내 증시 향방을 결정하는 키는 실적이다. 실적에 바탕을 둔 종목 차별화 과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도 "현재 남아 있는 우려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다. 특정 기업의 실적 하락이 동종 업계 전반의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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