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이름은 周)는 중국 고대 전국시대 사람인데, 살았던 연대나 이력에 대해 자세히 알려진 것은 없다. 대략 기원 전 4세기 후반에 살았다고 추측된다. '장자'라는 책은 기원 전 290년 쯤에 만들어졌다. 총 33편인데, '내편', '외편', '잡편'으로 이뤄져 있다. '내편'이 장자가 직접 쓴 것이고, 그 밖의 2편은 장자학파의 사람들이 장자의 이름을 빌려 썼다고 보고 있다. 장자는 만물이 지배하는 원리를 '도'라고 보고, 이 도의 관점에서 보면 만물이 차별이 없다고 봤다. 도와 우리가 일체화되어 만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점에서 노자와 통하는 점이 많으므로 '노장사상'이라 하여 함께 붙여 읽기도 한다.
장자의 설법은 많은 우화(寓話)를 동원하여 우리에게 인생의 지혜를 일깨우고 있다. '사기'라는 역사서에 보면, 장자를 재상으로 삼으려는 초나라 위왕의 요청에 대해 진흙탕에 뒹굴어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말로 거절했다는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이는 그의 삶의 태도를 잘 나타내는 이야기로 그가 추구한 것은 '자유롭게 사는 것'이었다.
'장자'의 책 첫머리 '소요유'(逍遙遊)를 보면, '대붕'(大鵬)이라는 큰 새가 남쪽 바다로 날아간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 매미와 참새가 대붕을 보고 "우리는 이 나뭇가지에서 저 나뭇가지를 뛰려고 해도 잘못하면 떨어지는데, 대붕은 어찌 9만리 먼 하늘까지 올라 남쪽까지 날아가려고 하는지"라고 비웃는다. 또 이렇게 말한다. "하루살이는 일생이 하루이고, 매미는 봄과 가을을 모른다. 초나라의 어느 나무는 500년이 봄이고, 500년이 가을이라 천 년에 한 줄의 나이테가 만들어진다. 또 '대춘'이라는 큰 나무는 8천 년씩 봄과 가을이니, 1만6천 년에 한 줄의 나이테를 만든다. 그런데 팽조는 700년을 살았다고 사람들이 본받으려 했다. 큰 지혜와 짧은 지혜, 긴 수명과 짧은 수명이 각각 자기의 길이 있다. 억지로 비교하여 본받으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각자 자기의 운명대로 사는 것이 자유이고, 이 자연의 엄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인생을 깨닫는 길이 된다. 이렇게 되려면 먼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시비(是非), 미추(美醜) 같은 상대적 평가를 중단해야 하고, 자신의 희노 감정을 죽여야 하고, 선입견도 버려야 한다. 원숭이 조련사가 원숭이에게 도토리를 주는데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 주지"하니, 원숭이들이 길길이 뛰었다. 그러자 조련사는 "알았어!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 주지"라고 하니, 원숭이가 좋아했다는 이야기가 '제물론'(齊物論)에 실려 있다. 이는 실제는 아무 차이가 없는데도 희노의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자신의 마음이 시비, 선입견, 감정에 얽매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깨달음의 상태를 심재(心齋), 또는 좌망(坐忘)이라고 한다.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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