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방법/배리 가우어 지음'박영태 옮김/이학사 펴냄
피터 립톤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이 책에 대해 '탁월한 과학철학 입문서'라고 소개했다. 이 책은 자연세계를 탐구하는 방식인 '과학의 방법'의 역사와 철학을 다루고 있다. 과학의 방법을 철학적 허구라고 보는 인식에 도전하는 책으로, 17세기 이후 과학의 방법에 관한 논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과학이 발전하고 신뢰성을 얻어나가는 과정을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다. 더불어 귀납의 문제'통합, 논리실증주의, 데카르트의 혈액순환 이론, 동일과정설, 라부아지에의 연소 이론 등 철학과 과학에서 알아야 할 개념 용어들을 부록으로 잘 정리해 놓았다.
이 책은 갈릴레이 갈릴레오부터 시작해 베이컨'뉴턴'베르누이'베이즈'허셜'밀'휴얼'벤'퍼스'케인스'램즈'라이헨바흐'포커'카르납 등 과학철학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요 인물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보통 과학철학에서 다루는 책들은 과학의 방법, 논리, 확률 등의 주요 주제별로 논의를 전개하는 데 반해 이 책은 과학의 방법에 대한 역사적 흐름과 철학적 논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00권이 넘는 원전을 인용하면서, 논의의 전개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또는 그 전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원 저자인 배리 가우어는 과학자의 작업을 수사관의 수사에 비유하고 있다. 어떤 수사관이 범죄 혐의자를 색출할 때, 그 색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된 추론이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의 작업도 성공을 위해 사용한 방법을 논증적으로 언급해야 한다. 과학적 주장의 신뢰성에 대한 좋은 대답은 그 주장이 입증되는 방식이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이 책이 더욱 주목받을 만한 점은 과학의 방법을 역사적으로 다루면서 오랜 기간 이어져 온 논의의 끈을 놓지 않고, 그 방대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배리 가우어는 "어떤 관념들이 이전의 암시들에서 생겨난 이후 계속 이어지는 발전의 기반을 형성했다는 의미에서 정합적인 하나의 이야기를 설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본문 주요 내용 중에는 갈릴레이의 수학과 실험의 방법을 사용한 새로운 학문, 가설적 추론의 방법을 배제한 뉴턴의 주장, 베르누이 일가와 베이즈의 가설적 추론에 과한 논의, 미첼과 라플라스의 확률 논증의 확실성 정도, 제번스의 역방법의 원리를 통한 역확률 추론 개념, 러셀의 귀납적 추론 등 과학의 역사적'철학적 큰 흐름을 잘 짚어내고 있다.
한편 저자인 배리 가우어는 영국 더럼대학교에서 과학철학을 강의했으며, 지금은 명예교수로 있다. 561쪽, 2만8천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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