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는이렇게 생각한다] 뉴욕·하라주쿠보다 더 화려한 동성로 스타일

최복호 패션디자이너

대구 시민의 문화 수준은 전국 최고인데 우리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보수 꼴통 도시라는 닉네임에 우리 스스로 갇혀 있다. 대구를 지나가는 나그네 문화인들은 대구 사람의 폭발력에 감동한다. 한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구만의 스타일에 감동의 현장을 만끽한다고 한다.

동성로에 가면 동성로 패션이 있다. 동성로 패션이란 세계적인 유행 감각이 살아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패션쇼를 취재하러 온 포토그래퍼들은 동성로 패션을 보고 놀란다. 뉴욕 소호, 일본 하라주쿠보다 더 화려한 동성로 스타일 패션이 숨 쉰다고 한다.

대구의 가치문화를 나누어 보면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 번째는 전통의 가치. 섬유도시의 전통적 가치가 도시문화에 배어 있어 실타래처럼 촘촘한 문화 풍경이 짜여 있다. 두 번째는 문화 예술의 가치. 문화예술 원로들의 애정이 남다르다는 것이다. 애정을 통해 발현되는 질서적 가치 창출이 생성되어 각 분야로 확산되고 시장 형성이 이루어진 것이 자랑이 된다. 창의적 가치를 인정하는 컬렉터들이 타 도시에 비해 많이 포진되어 있기에 그것도 자랑이다.

세 번째는 트렌드의 가치.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대구에 들어오기 위해 최선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것은 그만큼 유행의 가치를 인정하고 즐기려는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다. 문화는 가치를 소유하고 즐겨야 한다. 토종만 찾으면 국제경쟁력이 상실되고 만다. 우리 대구는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대구 문화가 로열티를 받는 가치상품을 만들자는 것이다. 필자는 40년을 대구에서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해 왔다. 대구가 섬유도시이면서 패션도시라는 것에 대구 시민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밀라노 프로젝트가 실패작이라고 폄훼만 한다. 밀라노 프로젝트 덕에 세계에 진출하여 파리, 뉴욕에서 인정받고 있다. 내가 태어난 대구의 문화적 가치를 통해 로열티를 받게 된 동기가 된다. 이것이 대구 자랑이 아닌가. 나는 후배들에게 시간이 없다고 말을 한다. 대구 문화의 가치를 발현하라고….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것을 찾아야 한다.

최복호 패션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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