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식탁물가 안정에 기여해 온 수입 신선식품 가격이 최근 크게 오르면서 서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환율 하락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수요가 급증하며 국제 시세가 오른데다 유럽연합(EU) 등의 경기 회복 조짐에 따른 내수 증가로 올 들어 수입 농'축'수산물 도'소매가가 무섭게 뛰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5일 대구지역에서 거래된 수입 과일은 지난해보다 최고 20% 이상 뛰었다. 지난해 4월 1㎏당 1천900원에 거래됐던 바나나는 지난달에는 2천340원까지 올랐고, 25일에는 2천400원에 거래돼 1년 사이 26.3%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대량 직매입 구조를 갖춰 수급이 불안정한 국산 신선식품의 대체재로 수입식품을 활용해 온 대형마트에서도 주요 수입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롯데마트의 경우 24일 기준 수입 바나나 판매가(100g)는 338원으로 지난해 248원보다 36.3% 상승했고, 칠레산 청포도(100g)도 855원으로 22.5% 뛰었다. 미국산 오렌지는 개당 1천180원으로 12.4% 올랐다.
수입 수산물은 더 큰 폭으로 상승했다. 러시아 수입 쿼터가 줄면서 동태 가격은 지난해 1천600원에서 55.0% 상승한 2천480원, 중국산 낙지(1㎏)는 2만5천원으로 지난해보다 47.1%, 킹크랩(1㎏)도 4만9천800원에서 6만원으로 20.5%나 올랐다.
호주산 소고기도 10%대의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호주산 척아이롤과 찜갈비는 100g당 2천200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5.8%, 10.0% 상승했다.
국내산보다 낮고 안정된 가격으로 서민들의 식탁물가 부담을 덜어주던 수입 신선식품의 가격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한숨은 늘고 있다.
주부 허일순(57) 씨는 "대형마트에서 상대적으로 싼 수입산 수산물과 소고기를 자주 사먹었는데 요즘은 물가가 많이 올라 구입하기에 부담이 된다. 식탁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구 대형마트 관계자는 "환율 하락과 관세 인하 효과에도 중국과 유럽, 미국 등 해외 수요 증가로 수입 과일과 축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수입 신선식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밥상 물가 타격을 막으려면 산지 개발과 수입선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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