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비실비실 대구경제 '생산기반' 살찌워라

특화산업 부재, 젊은 층 인구 감소 등 생산 기반이 취약해지면서 대구 경제가 침체의 늪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과 인구 구조를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96년 이후 쇠퇴지역 분류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지역경제 분석모형을 이용해 대구지역 경제성장 경로를 추적한 결과, 1986년 성장지역에 위치해 있던 대구는 1996년 이후부터 쇠퇴지역에 머물러 있다. 특히 2010년 잠재적 성장지역으로 올라섰지만 2011년 다시 쇠퇴지역으로 떨어졌다. 이를 뒷받침하듯 통계청이 집계한 2011년 대구지역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1천520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면 1999년 잠재적 성장지역에 있었던 울산은 2011년 성장지역으로, 1988년 잠재적 성장지역으로 분류되었던 광주는 2011년 성장지역으로 자리를 옮겨 대조를 보였다.

대구 경제가 침체된 가장 큰 이유는 생산 구조가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제조업 비율 감소다. 지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 40%에 육박했지만 2011년에는 23.6%로 떨어졌다.

경제 성장을 이끌 특화산업 비중도 하락했다. 대구의 특화계수는 1985년 0.36에서 1990년 0.32, 1995년 0.28, 2000년 0.20으로 떨어진 뒤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부산의 특화계수는 1985년 0.39에서 1990년 0.40, 1995년 0.38, 2000년 0.37, 2005년 0.40, 2011년 0.38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특화계수는 산업특화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값이 클수록 특화산업 비중이 높음을 의미한다.

지역 주력산업으로 자리매김했던 제조업의 위상도 크게 약화됐다. 제조업 입지계수는 1991년 1.28에서 2000년 0.89, 2011년 0.72로 계속 하락하고 있다. 입지계수는 특정 산업의 지역 내 비중을 전국 비중으로 나눈 값으로 1보다 크면 주력산업을 의미한다.

특히 대구지역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섬유와 자동차부품산업의 성장률이 큰 폭으로 둔화됐다. 한국생산성본부의 성장회계분석에 따르면 대구지역 섬유산업의 성장률은 1992~1998년 2.04%에서 1999~2009년 -5.40%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자동차부품산업 성장률도 17.24%에서 6.89%로 급락했다. 이는 대내외 경쟁이 심화되면서 생산요소의 양적 투입을 통한 성장률 견인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 제조업의 공백을 메워 줄 서비스업 생산성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대구지역 서비스업 생산성은 109로 광역시 가운데 광주(100) 다음으로 낮았다.

◆젊은 층 인구 감소 두드러져

성장 동력의 한 축인 인구도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1~2011년 대구지역 인구 증가율은 -0.19%로 광역시 가운데 부산(-0.68%) 다음으로 낮았다. 특히 같은 기간 신규 노동력 공급원인 10~30대 인구 감소가 두드러졌다.

10대 이하 인구는 -0.65%, 20대 인구는 -0.44%, 30대 인구는 -0.27% 감소해 인구 증가를 주도했다. 이는 고용 유인 효과가 적어 타 지역으로 젊은 층이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대구지역 상용월급여액(2008~2012년 평균)은 210만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제주도 다음으로 낮았다. 이에 따라 대구지역 취업자 가운데 청년층(15~29세) 비율은 1990년 40%를 웃돌았지만 2011년에는 18.4%로 하락했다.

◆선도기업 육성·산학연 연계 강화 필요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대구 경제 침체 원인이 구조적인 문제에 있는 만큼 쇠퇴지역에서 성장지역으로 대구를 재도약시키기 위해서는 생산 및 인구 취약점을 모두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R&D 투자 확대, 외자 유치 등을 통해 선도기업을 육성하고 소규모·지역밀착형 산업단지를 개발, 첨단산업 및 비공해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비중이 높은 서비스업을 지역 경제 활성화의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의료 등 지식기반 서비스업의 육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젊은 층의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산학연 연계를 강화해 기업 맞춤형 우수 인재를 육성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각계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자문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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