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폐렴

입원환자 가운데 가장 많은 질환…노년층에겐 암보다 무서워

건강장수의 최대 복병 중 하나로 폐렴이 지목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1년 진료통계 지표'에 따르면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27만5천 명이었다. 이는 2010년의 22만1천 명보다 24%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폐렴 사망률도 15% 늘었다. 이처럼 한 해 30만 명이 병원 신세를 지게 만드는 폐렴은 전체 입원환자 가운데에서도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자에겐 암보다 치명적

고령사회를 맞아 '폐렴 비상사태'라 할 만큼 폐렴이 해마다 급속히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학 발달에 따른 수명 증가로 국내에서도 폐렴에 취약한 노인 인구가 늘면서 폐렴 환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폐렴은 2000년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11위(인구 10만 명당 6.0명 사망)를 차지했다. 그러던 것이 2011년에는 6위(17.2명 사망)로 올라섰다. 암 환자나 뇌혈관'심장병 환자 등도 실제적으로는 폐렴에 걸려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노년층에 집중된다. 50세 전후 폐렴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 기준으로 3.2명이나 75세 이상에서는 317명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1년 한국인의 암 사망률이 인구 10만 명당 143명인 것과 비교하면, 고령층에서는 폐렴이 암보다 더 무섭다.

◆증상

폐렴은 주로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의 미생물에 의한 감염 때문에 허파 안의 기관지와 폐포에 유발되는 폐의 염증성 질환이다. 때로는 화학물질이나 방사선 치료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한다. 기침과 가래, 호흡 곤란 등이 주요 증상이다.

가래는 끈적거리거나 고름 같은 모양으로 나올 수 있고, 피가 묻어 나오기도 한다.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까지 염증이 침범한 경우 호흡할 때 흉부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호흡기 이외에 구역질이나 구토, 설사와 같은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또 발열이나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단과 치료

병원에서는 환자의 발열 및 기침, 가래 등 여러 호흡기 증상을 통해 폐렴 여부를 의심한다. 그리고 흉부 방사선 촬영을 해 폐의 변화를 확인한 뒤 폐렴을 진단한다. 가래를 받아서 원인균을 배양하거나 혈액배양 검사, 소변항원 검사 등을 시행해 원인균을 진단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폐렴의 경우 세균성 폐렴으로 가정하고, 우선 보편적으로 많이 쓰는 항생제 치료를 한다.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여기에 적합한 항생제를 선택해 치료한다.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폐렴은 증상 발생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효과가 있지만, 시일이 경과한 이후에는 항바이러스제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폐렴은 환자의 건강 상태, 원인균 등에 따라 매우 다양한 경과를 보인다. 합병증이 없거나 약제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아닌 경우 2주 정도 치료하면 호전된다. 하지만 중증인 경우엔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의지해 장기 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도 있다.

◆합병증 및 예방법

폐렴의 합병증으로 흉수, 폐농양 등이 동반될 수 있다. 드물지만 폐렴이 진행해 패혈증이나 쇼크가 발생해 사망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폐렴의 30~40%를 차지하는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맞는 것이다. 독감이나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모든 폐렴을 완전히 방어해주지는 못하지만, 심각한 감염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계절과 상관없이 맞을 수 있다. 국내는 폐렴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률이 70~80%대로 매우 높아 예방백신 접종으로 발생 자체를 줄여야 한다.

그렇지만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폐렴구균 예방백신 접종률은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60~70%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정이다. 50세 이상부터 폐렴백신 접종이 권장되고, 65세 이상 노인과 만성 질환자, 면역 저하자는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좋다.

폐렴 발생 고위험군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질환자 ▷알코올 중독자 또는 장기간 흡연자 ▷간경화, 만성 신부전증, 심부전, 심근경색증,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자 ▷암 치료로 면역력이 감소한 환자 등이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폐렴 예방에 중요하다. 새벽이나 아침 일찍 야외활동을 할 때는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과음이나 흡연, 과로, 수면 부족 등은 면역력을 감소시키므로 피하도록 한다. 집 안에서만 오랫동안 지내거나 누워 있으면 면역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되므로 자주 산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황사나 스모그가 심한 날. 또는 미세먼지 발생 경보가 있는 날에는 외출을 삼간다.

도움말'진현정 영남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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