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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엄마 왔다∼" 담비의 자식사랑

영덕군 영해면 한 펜션에서 발견된 담비 중 9일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 두 마리. 영덕군 제공
영덕군 영해면 한 펜션에서 발견된 담비 중 9일 어미를 기다리는 새끼 두 마리. 영덕군 제공

영덕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동물인 담비의 애절한 자식사랑에 새끼를 데려가던 국립환경과학원 조사팀도 발길을 돌렸다.

이달 5일 영덕군 영해면 사진2리 한 펜션 보일러실에서 주인 A(51) 씨가 담비 새끼 3마리와 어미를 발견했다. 담비들을 보일러실에 계속 둘 수 없었던 A씨는 새끼들을 바깥으로 옮겨 놓았고, 이틀 뒤 어미가 새끼 한 마리를 데리고 가버렸다.

하지만 나머지 새끼 2마리는 이틀이 지나 신고를 받은 국립환경과학원 조사팀이 도착할 때까지 그대로 남아있었다. 인기척을 느낀 어미 담비가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 밤새 어미를 기다린 조사팀은 9일 오전 9시쯤 새끼 담비 2마리를 데리고 인천 국립환경과학원으로 향했다.

하지만 정오가 되자 A씨로부터 급한 연락이 왔다. 새끼를 찾으려는 어미가 펜션 주변을 어슬렁거린다는 것. 대구까지 왔던 조사팀은 오후 4시쯤 다시 영덕으로 돌아가, 담비가 발견됐던 펜션 보일러실에서 4시간을 더 기다렸다. 기다림은 헛되지 않았고, 어미는 주변이 어두워진 오후 8시쯤 돌아와 새끼들을 모두 데려갔다.

국립환경과학원 최태영 박사는 "48시간 정도는 더 기다려 볼 생각이었는데 예상보다 어미가 빨리 와 다행이었다"며 "생후 30~40일 된 새끼들이라 아무리 좋은 시설과 유능한 수의사라도 어미가 돌보는 것보다는 못하다. 어미가 데려갔으니 홀가분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멸종위기종 2급으로 지정된 담비는 체구에 비해 대형 육식동물만큼 행동권이 넓고 수달, 삵과 더불어 먹이사슬의 꼭대기에 있으며 울창한 산림이나 계곡에 주로 서식한다.

영덕'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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