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잠비아 무프리라 지역에 대구 남구의 봉덕성당이 등장한다.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이들에게 생명수를 전해줄 따뜻한 이름이다.
대구 남구 봉덕성당이 2천만원을 모금해 이 지역의 마을 사람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큰 우물을 파는 비용으로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 우물의 명칭이 '봉덕성당 우물'로 결정된 것. 우물은 현재 파고 있는 중이며, 10월에 완공된다. 우물 입구에는 '봉덕성당 우물'이라는 표지판이 선다.
봉덕성당이 잠비아와 큰 인연을 맺게 된 것은 대구가톨릭대 총장을 지내고 봉덕성당 주임신부를 맡고 있는 서경돈 신부가 신자들의 자발적인 성금 기부를 독려한 결과다. 봉덕성당이 잠비아를 돕게 된 것은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에 있는 대구 출신 김무열(임마누엘라) 수녀 때문.
임마누엘라 수녀는 18년 전 한국 천주교회 사상 처음으로 아프리카 선교를 떠났으며, 2년 전 암투병까지 하면서도 18년째 잠비아에서 전교봉사를 하고 있다. 이 수녀가 소속된 프란치스코 전교봉사 수녀회는 무프리라 지역에 성전 건립을 계획했는데, 2천만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소식을 접한 봉덕성당이 나선 것이다.
서경돈 신부는 "대구 출신 수녀가 잠비아에서 암투병을 하면서도 18년째 봉사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교회 친교잔치 바자회 등을 통해 모금한 1천300여만원에 성당 몇몇 신자들이 조금 더 돈을 보태 2천만원을 맞췄다"며 "이후에 우물을 파는데도 2천만원을 보탰다"고 말했다.
봉덕성당은 2년 전 고(故) 이태석 신부의 남수단 선교에도 도움을 주고자, 500만원을 후원했다. 서 신부는 "기도할 때,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서도 해야 하겠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우리 사회, 국가, 전 세계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며 "아프리카 잠비아와 이태석 신부를 돕는데 적극 동참해준 신자들의 도움으로 이런 일들을 봉덕성당의 이름으로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경돈 신부는 국제적인 교류와 봉사정신을 대구가톨릭대 총장 시절에도 실천했다. 1950, 60년대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에 유럽 천주교회들이 대구 청년들의 유학을 도왔듯이, 이젠 우리가 어려운 나라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서 신부는 총장 재임기간 동안 우간다, 방글라데시 등 잘살지 못하는 나라들의 청년들이 매년 2명씩 대구가톨릭대에서 유학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예수성심시녀회 안 안젤라'김 리나 수녀는 "봉덕성당이라는 대구의 한 지역 성당이 멀리 아프리카 잠비아라는 나라를도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자랑스럽다"며 "18년 전 아프리카를 향해 떠난 임마누엘라 수녀가 아프리카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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