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물단지 옛 달성군청 터, 서부정류장 개발 '디딤돌'

남구 의료단지로 부활

9년째 방치됐던 대구 남구 대명동 옛 달성군청 부지에 병원이 잇따라 들어섬에 따라 침체됐던 서부정류장 일대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9년째 방치됐던 대구 남구 대명동 옛 달성군청 부지에 병원이 잇따라 들어섬에 따라 침체됐던 서부정류장 일대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9년째 방치됐던 대구 남구 대명동 옛 달성군청 부지가 남구 의료단지로 새롭게 부활한다. 옛 달성군청 부지에 병원이 잇따라 들어섬에 따라 침체됐던 서부정류장 일대가 활성화될 전망이다.

◆9년째 주인 못 찾아=옛 달성군청 부지 매각이 결정된 것은 지난 2005년 3월. 같은 해 5월 달성군청이 논공읍 금포리로 이전하면서 달성군은 면적 6천200㎡에 달하는 군청 부지와 건물 8동(6천15㎡)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섰다.

옛 달성군청 부지는 애초 매각 당시 인근에 관문시장과 두류공원, 서부정류장 등이 모여 있어 처음 감정가만 179억9천여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달성군이 2005년 네 차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매각을 추진했지만 구매자가 없었다.

옛 달성군청 부지 매각이 지지부진하면서 2006년 감정가는 처음 감정가보다 19억7천여만원 낮아진 160억300여만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2006년 5월과 6월 두 차례 공개경쟁입찰이 모두 유찰됐다. 군청은 2006년 감정가보다 10% 낮춘 144억300여만원으로 9월과 10월 공개경쟁입찰을 시도했지만 매각에 실패했다.

달성군청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깊어지는데다 옛 군청 부지의 70%가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개발이 제한돼 있어 부지 매입에 선뜻 나서는 구매자가 없었다"며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신청했지만 인근에 근린공원이 있어 이마저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병원 잇따라 들어서=2007년 1월 부동산개발업체인 ㈜솔로몬씨엔디가 공개매각입찰에 단독 응찰, 낙찰자로 결정됐다. 낙찰가는 145억7천만원. 솔로몬씨엔디는 옛 군청부지에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아울렛 매장 등이 들어서는 복합쇼핑몰을 지을 계획이었다.

대구 남구청이 서부정류장 일대를 유통 중심 지역으로 육성시킨다는 장기발전계획을 세웠지만 솔로몬 측의 잔금 미납부로 무산되면서 부지 매각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네 차례 공개경쟁입찰에 실패하면서 노른자위였던 옛 달성군청 부지는 '애물단지'가 됐다. 군청도 청사 관리로 인한 비용 부담에 허덕였고, 남구청은 옛 달성군청 부지를 포함한 서부정류장 일대 개발에 발목이 붙잡혔다. 주민들도 쓰레기 불법투기, 노점상들의 무단점용 등으로 불만이 높았다.

계속되는 유찰에 달성군청이 매각을 포기하고 유료주차장 조성 계획을 세우던 지난해 3월 ㈜군청빌딩 등 3개 업체가 총 152억8천여만원으로 수의계약에 나섰다. 이에 따라 옛 달성군청 부지에는 3개 건물이 들어서게 됐다.

현재 옛 달성군청 부지는 지상 9층, 지하 1층의 유니존 빌딩과 지상 4층 규모의 관문빌딩이 건물에 들어올 상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유니존 빌딩에는 이달 문을 연 아동병원'건강검진센터가 있으며 치과'안과'약국 등이 개원을 앞두고 있다. 바로 옆에는 지상 11층, 지하 2층의 '메디시티'가 다음 달 준공을 앞두고 한창 막바지 공사 중이다. 관문빌딩 관리자는 "이미 옛 부지 주변으로 수많은 병원들이 들어서 일대가 병원 집중지역이 됐다"며 "우리도 병원이나 약국 위주로 임대를 놓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교통혼잡 우려=옛 달성군청 부지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꽉 막혔던 서부정류장 일대 개발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남구청이 지난 2006년 장기발전계획으로 세운 서부정류장 일대 개발을 실행할 발판이 마련된 것.

하지만 관문시장 인근 상인과 주민들은 교통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이 일대는 서부정류장과 월배신도시 진입로에 위치하고 있어 상습 정체 지역이다. 여기에 부지에 들어설 대형 건물로 드나드는 교통량을 더하면 주변도로와 이면도로의 차량 막힘이 더욱 심해질 것이 우려된다. 3개 건물에 주차 가능한 차량은 모두 290여 대로, 건물 안 주차타워와 야외 주차장을 오가기 위해서는 관문시장을 지나는 폭 15m의 왕복 2차로를 통과해야 한다. 관문시장의 한 상인은 "대규모 건물 3개가 한꺼번에 들어서면 교통 혼잡이 생길 것이 뻔하다"며 "대구시와 남구청은 차량 통행량을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구청 관계자는 "통상 연면적 2만5천㎡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설 경우 주차장 진입로에서 정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교통지'정체 완화 구간을 두지만 옛 군청 부지는 세 건물을 모두 합쳐도 조건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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