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하지만 '권정생'이라는 꽃은 유달리 더 향기롭다. 세상의 모든 것을 가슴으로 대한 사람이기에 그렇다. 길가의 풀 한 포기, 벌레 한 마리, 심지어는 소똥 한 덩이에도 그는 사랑을 건넸다. 짓밟히고 천대받는 이들에 대한 따스한 시선이 녹아 있는 그의 작품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
동화작가 권정생은 일제강점기 도쿄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5남2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해방 후 그와 가족은 경북 청송으로 귀국했지만 가난과 전쟁 때문에 뿔뿔이 흩어졌다. 그는 장삿일을 전전했으며 한 때 걸인생활을 했다. 극심한 가난 때문에 그의 몸은 망가져 평생의 지병인 전신 결핵에 걸리고 말았다.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에 정착한 그는 조그만 시골교회 종지기로 지냈으며, 손수 지은 5평 규모 오두막에서 집필에 몰두했다. '강아지 똥' '몽실언니' 등 동화작품의 잇따른 대성공으로 많은 인세가 들어왔으나, 그는 평생을 독신으로 지내며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검소하게 살았다. 2007년 오늘 지병이 악화되어 대구가톨릭병원에서 71세를 일기로 소천(召天)했다. 그는 "인세는 어린이로 인해 생긴 것이니 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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