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맛에 단골] '진가네 청국장'

오래 끓이지 않아 퀴퀴함 없는 청국장 본연의 향

청국장과 된장의 차이. 청국장과 된장의 가장 큰 차이는 발효 기간과 염분 함유량에 있다.

된장은 콩으로 메주를 띄워 오랫동안 소금물에 담가 둬야 한다. 메주 속의 효소와 영양분이 우러난 장물은 간장이 되고, 건더기는 된장이 된다.

반면 청국장은 제조과정에서는 소금을 쓰지 않고 삶은 콩으로 일정시간을 띄우면 된다. 영양분은 된장보다 많다. 두부 송송 파 송송 간단하게 들어간 콩 알갱이가 그대로 살아 있는 청국장은 웰빙식품이다. 그래서 찾는 사람이 많다.

대구 중구 계산오거리에서 남문시장 쪽으로 50m쯤 가다 알리안츠생명 건물 뒤에 있는 '진가네 청국장'에 가면 제대로 된 청국장을 맛볼 수 있다. '진가네 청국장' 남말희(50) 사장은 "청국장은 잘 지은 밥과 함께 먹는 것이 제맛"이라며 "콩은 경북 영양에서 생산한 것을 사용해 청국장을 만들고, 밥은 포항 기계에서 생산한 쌀로 짓는다"고 했다. 간장 대신 사용하는 소금도 볶은 소금을 쓰며, 인공조미료는 넣지 않는다.

청국장과 호박, 두부, 대파, 청량고추, 그리고 육수를 부어 끓인 청국장. 청국장 본연의 맛과 향을 위해 오래 끓이지 않는다. 이 집 청국장의 맛은 한마디로 담백 겸손하다. 강한 양념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싱거운 맛일 수도 있다. 그러나 청국장 고유의 맛만 살아있을 뿐 군더더기 맛과 향은 거의 없다. 청국장 특유의 퀴퀴함이 없어 그 냄새를 싫어하는 젊은 여성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게도 좋을 듯하다. 게다가 두부는 고소하고 부드럽다. 콩알이 그대로 살아 있어 밥에 얹어 쓱쓱 비벼 먹으면 된다.

청국장을 주문하면 무생채와 열무김치, 고추장아찌. 비지 등 밑반찬과 함께 상추와 배추, 콩나물이 등이 들어 있는 비빔밥 그릇을 준다. 청국장을 한 국자 넣어 슥슥 비빈다. 청국장이 어우러져서 한결 부드럽고 푸짐하다. 구수한 청국장이 아삭한 나물과 함께 씹히면서 식욕을 자극하는데, 다이어트 중이라면 마음을 다잡아야 할 듯. 구수한 국물의 맛과 콩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청국장까지 밥 도둑이 따로 없을 정도다. 그대로 살아있는 탱글탱글한 국산 콩이 부드럽게 씹히는 맛도 참 좋다.

남 사장은 "우리 집 청국장은 짜지 않아 나물과 비벼 먹으면 특히 맛있다"며 "덜어내고 남은 밥은 청국장의 깊고 구수한 맛을 느끼기 위해 청국장에 말아먹으면 된다"고 했다.

요리 연구가 신장용(53) 씨는 "나는 MSG가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토한다. 이 집의 청국장은 몇 번 먹어보니 괜찮다. 제대로 발효된 청국장이다. 느끼하지도 않고. 시골 할머니 손맛이라고 할까. 웰빙 음식이다"고 했다. 신 씨는 마늘을 넣지 않은 열무김치도 청국장과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먹고 난 후 속도 편안하다고 했다.

백영자(70'여) 씨는 "이 집 청국장을 먹으니 어머니 생각이 난다. 다른 집은 텁텁한 청국장인데 이곳은 깔끔하다. 나도 수십 년 음식을 해 왔지만 청국장 맛을 제대로 내기는 쉽지 않다. 이곳 청국장은 깊은맛이 난다. 조미료를 넣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이 느껴진다"고 했다. 백 씨는 좁쌀을 넣고 지은 밥도 맛있다고 했다. 그는 "청국장과 함께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면서 윤기가 반지르르 흐르는 밥을 보면 군침이 절로 돈다"고 했다.

양형동(19) 군은 "청국장이 냄새가 나지 않고, 음식이 짜지 않으면서도 깔끔해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양 군은 "친구들과 같이 와도 잘 먹을 것 같다"며 "콩알이 살아있는 것도 신뢰를 주는 것 같다"고 했다.

청국장과 함께 손두부와 콩국수도 맛있다. 두부는 부드럽고 고소하며, 콩국수는 진하고 담백하다. 신장용 씨는 "같은 콩으로 만든 콩국수와 두부도 별미"라고 했다.

남 사장은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료다. 재료가 나쁘면 무용지물이다. 좋은 재료에 정성이 들어가니 손님들이 알아주시는 것 같다"며 "고객들의 입맛은 정직하기 때문에 늘 정성을 다한다. 찾아주실 때마다 변함없는 맛을 느끼실 수 있도록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조리한다"고 했다. 그는 또 "깨끗이 비워진 그릇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청국장 6천원, 콩국수 6천원, 손두부 8천원. 가오리무침 2만5천원.

▷좌석 30여 석

▷주차장 없음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영업(일요일 휴업)

▷ 문의: 053)257-7600(대구 중구 남산동 344번지)

◆'이맛에 단골!' 코너는 독자 여러분의 참여로 이뤄집니다. 친목단체, 동창회, 직장, 가족 등 어떤 모임도 좋습니다. 단골집을 추천해주시면 취재진이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면에 소개해 드립니다.

▷문의 매일신문사 특집부 053)251-1582~4, 이메일 inf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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