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녀교육 비타민] 우리 아이는 영재일까?

맹자(孟子)는 일찍이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중의 하나로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得天下英才 而敎育之)이라고 하였는데, 이는 예로부터 영재교육이 중요함을 강조한 말이다. 우리나라는 2000년 영재교육진흥법이 제정된 이래 국가적 차원에서 영재학급과 영재교육원, 영재학교를 개설하여 고급 인력을 기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교육을 시키고 있다.

영재교육이 성공하려면 진정한 영재를 판별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조기에 영재를 발굴하여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영재인지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사람은 대개 부모이다. 그렇다면 내 아이가 과연 영재인지 평범한 아이인지를 어떻게 판별할 수 있을까?

먼저 영재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그동안 연구된 영재에 관한 정의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세계적인 권위자인 렌쥴리(Joseph S. Renzulli)의 세 고리 이론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뛰어난 공헌을 한 사람들은 '평균 이상의 지적 능력' '수준 높은 창의력' '강한 과제 집착력'의 특징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세 가지 요소에 모두 뛰어나면 좋지만 세 가지 요소 중에서 적어도 한 특성이 상위 2% 이내에 들고, 나머지 특성에서 상위 15% 이내에 들면 영재라고 말한다. 영재를 판별하려면 이미 영재로 판별된 아이들의 특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좋다. 여기선 렌쥴리 등 영재 전문가들이 밝힌 가장 두드러진 일반적인 특성에 대해 몇 가지 알아보기로 한다.

첫째, 주위를 바라보는 눈이 다르다. 노출된 현상에 대해 기이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주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한다. 예를 들어, 비가 많이 오는 날 보통 아이들은 그저 "오늘은 비가 유난히 많이 오는구나"로 끝날 수 있지만 영재 아이는 "비를 이용하여 큰 비행기를 목욕시켜 줄 수 있겠구나"와 같은 상상력으로 연결할 수 있다. 이것은 뉴턴이 사과나무에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의 정체를 발견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다. 둘째, 호기심이 강하고, 인과관계에 대한 통찰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다른 아이에 비해 질문이 많고 특히 '왜?' '어떻게?'라는 도발적인 질문을 많이 한다. 셋째, 자기만의 특이한 생각을 많이 한다. 즉 창의적인 사고 능력이 뛰어나다. 넷째, 또래에 비해 어휘력이 뛰어나다. 아는 단어가 많아 가끔 어른과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착각이 들 때도 있다. 다섯째, 또래에 비해 독서량이 많아 성인 수준의 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여섯째, 관찰력과 분석력이 뛰어나다. 따라서 같은 것을 배우더라도 남보다 많은 것을 알아낸다. 일곱째, 나이에 비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갖고 있다. 그러나 관심이 있는 한 분야만 특히 좋아하고 다른 분야에는 무관심한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여덟째, 무엇이든지 스스로 하기를 좋아하고, 기억력이 뛰어나서 회상을 잘한다.

부모는 일반적으로 자녀를 영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들 특성 중 어느 한 가지 이상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면 일단 잠재적 영재가 아닐까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그렇다면 영재 전문가를 통해 어떤 분야에서 특히 영재성이 있는지 다양한 검사도구로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류성림(대구교육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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