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존과 건강

오존주의보 뜨면 아예 집 밖에 나가지 마라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앞서 말한 위험군의 경우 아예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증상 악화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면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앞서 말한 위험군의 경우 아예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이가 있다면 증상 악화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5월 하순 대구에 연이어 나흘간 오존주의보가 내려졌다. 대구시는 25일 오후 2시 대구 전역에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때 달서구 갈산동 오존농도는 0.133ppm을 기록했다. 앞서 24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태전동 0.124ppm, 23일 오후 2시 달서구 갈산동 0.124ppm, 22일 오후 6시 북구 태전동에서 0.123ppm 등을 기록해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존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0.120ppm 이상인 상태가 지속될 때 내려진다. 한편 오존 농도는 20년 새 2배나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 연평균 오존 농도는 지난 1991년 12ppb (0.012ppm)에서 최근 24ppb까지 2배나 높아졌다.

◆두 얼굴의 오존

최근 들어 대구의 기온은 5월 평년 기온을 훌쩍 넘어섰다. 게다가 바람도 별로 불지 않고 구름도 끼지 않은 맑은 더운 날이 지속되면서 나흘 연속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오존이 과연 무엇이길래 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무서울까?

오존(ozone) 특유의 비릿한 냄새 때문에 '냄새'라는 뜻의 그리스어인 'ozein'에서 파생됐다. 산소 원자 3개가 붙은 O₃이다. 전체 오존의 90%는 지상 10~50㎞에 있는 성층권에 밀집돼 오존층을 이루고 있다. 오존층은 태양광선 중 생명체에 해로운 자외선을 95~99% 흡수해 지구상의 인간과 동식물의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오존층이 없으면 태양에서 나오는 강력한 자외선이 곧바로 땅에 도달해 피부암, 백내장 등을 일으키고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오존층에 있는 오존은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대류권의 오존은 해가 된다. 대기 중 오존은 환경오염에 의해 발생한다. 자동차 배기가스의 질소산화물과 같은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태양 자외선에 의해 오존으로 변한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도시에서 덥고 맑은 여름 낮 12시~오후 5시 사이에 발생하기 쉽다. 대기가 안정돼 바람이 별로 불지 않으면 오존이 생기기 좋은 조건이 된다. 물론 바람을 타고 이동할 수도 있고, 연중 어느 때나 발생할 수도 있다.

◆폐질환 환자들 특히 유의해야

오존이 대기 중에 미량으로 존재할 경우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농도가 높아지면 호흡기나 눈에 자극을 주고, 농작물이나 나무 등 식물의 성장에 나쁜 영향을 준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는 1시간 평균농도 0.12ppm 이상이 되면 예민한 사람은 특이한 냄새(복사기를 사용할 때 나오는 비릿한 냄새)를 감지할 수 있다.

스모그(smog)처럼 주변이 흐리게 보이는 현상도 생길 수 있다. 몇 시간 동안 노출되면 호흡기와 눈에 자극을 줘 기침, 인후통, 눈 자극감, 눈물이 발생한다.

0.3ppm 이상이면 오존경보가 발령된다. 이때는 호흡기 환자나 어린이, 노인에서 머리와 가슴 통증을 일으키고, 숨이 차며, 시력이 떨어지는 등 심각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오존이 몸에 해로운 것은 오존이 분해될 때 떨어져 나오는 산소 이온 때문이다. 산소 이온은 세포를 파괴하는데 특히 호흡기에 치명적이다. 따라서 천식, 기관지염, 폐기종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오존은 천적이다.

오존은 폐기능을 감소시키며 폐의 염증을 유발한다. 노출이 반복되면 폐에 영구적인 상처를 남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오존주의보가 내려지면 외출을 삼가고, 특히 여름철 오후 3시 무렵 오존 농도가 최고치가 될 때엔 외출과 운동을 삼가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폐의 성장이 미흡한 상태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기 때문에 주의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오존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야외활동을 삼가는 등 '피하는 것'밖에 없다. 한편 비타민C와 E에는 오존에 자극된 폐에서 일어나는 염증 반응을 약화시키는 작용이 있다.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 오존에 의한 조직 손상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비타민 예방 효과는 성인보다는 폐의 발육이 진행 중인 어린이에게서 더욱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경북대병원 가정의학과 고혜진 교수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