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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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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 장애가 주된 원인…손뼉치기'반신욕 하면 도움

유독 손발이 찬 사람들이 있다. 이런 증상은 혈액순환이 순조롭지 못하기 때문인데 이를 의학적으로 수족냉증이라고 부른다.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은 집 크기에 비해 보일러 용량이 작아 난방이 잘 되지 않는 집에 비유할 수 있다. 수족냉증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신체의 끝부분인 손발까지 열이 전달되지 않아서 생긴다. 즉 차가움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 몸의 특정 부위가 고통스러운 냉각 과민증을 느끼는 상태를 수족냉증이라고 말한다. 수족냉증은 대부분 기온이 내려가는 겨울에 심한 것이 보통이지만 1년 내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성보다 여성이 잘 걸려

수족냉증은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많이 나타난다. 특히 사춘기, 갱년기, 출산 후 등의 시기에 자주 발생한다. 신체에 근육량이 많아야 체온이 올라가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기 때문에 손발이 더 차게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임신한 여성의 경우 복부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손과 발에 보낼 혈액의 여분이 적어 손발이 차가워지기도 한다. 대부분 손발이 차갑지만 심한 경우에는 팔꿈치, 무릎, 배, 허리 등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고통을 받는 부위가 마치 구멍이 뚫린 것처럼 찬바람이 들어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또한 과민하게 반응하는 수족냉증 환자들의 경우 피로를 쉽게 느끼며 운동부족이나 식욕부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체온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수족냉증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은 없다. 하지만 전문의 진찰을 통해 비교적 쉽게 진단이 된다. 최근에는 사람의 피부 표면에서 나오는 적외선으로 감지하는 적외선 체열 영상진단기를 동원해 인체의 미세한 체온변화를 포착하여 진단하기도 한다.

수족냉증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혈관염이나 혈관 운동성에 이상을 일으키는 레이노증후군, 버거씨병,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이 대표적 원인이다. 또 자율신경, 특히 교감신경 기능의 항진이나 디스크나 척추관 협착증과 같은 만성질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보통 수족냉증은 심리적으로 예민하고 자율신경의 흥분 정도가 심한 사람에게 잘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 심하면 약물'수술 고려

수족냉증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최소 수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 아주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먼저 냉랭한 공기에 노출되면 증상이 더 악화되므로 가급적 추위를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기본이다. 만성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 등은 수족냉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과로, 과음, 흡연 등을 삼가고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좋다. 또한 고단백 식사로 대사율을 높이고 뜨거운 차를 자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수족냉증이 개선될 수 있는 손쉬운 운동요법도 있다. 규칙적으로 손뼉을 치거나 가벼운 걷기 운동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다. 손뼉치기를 할 때는 손가락을 반듯하게 편 채로 양 손바닥을 정확히 마주 친다. 하루에 여러 번 손뼉치기를 하거나 손을 자주 주무르면 도움이 된다. 좌우 손바닥을 십자로 엇갈려 손뼉을 치는 것은 효과가 적다고 한다.

목욕요법(반신욕)도 있다.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 하반신(배꼽 아래까지)을 담근다. 목욕시간은 땀이 약간 날 때까지로 15분 정도이다. 물의 온도는 체온보다 1, 2℃ 높은 37~39도 정도가 좋다고 한다. 어깨나 팔은 물속에 넣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신욕은 상반신을 차게 하고 하반신은 덥게 하여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방법이다. 족욕은 반신욕보다는 효과가 덜하지만, 발이 차가울 때 큰 부담 없이 해볼 수 있는 건강 관리법이다. 족욕도 온도와 입욕시간이 중요하다. 40도 정도의 물에 발을 20분 정도 담그는 것이 좋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다면 전문의 처방에 따라 혈관확장제를 복용하거나 교감신경 차단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인 방법이다. 최후의 수단으로 교감신경 절제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이 치료법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하는 수술이므로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를 해야 한다.

도움말'이동국 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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